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근대화, 세계화, 선진화는 아니다. 정보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옛 것에 대한 향수와 추억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것이 人間이다. 그 옛 것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도 하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최근 두가지 반가운 사실이 보도되었다. 나무보를 이용해 물막이를 하던 옛방식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이고 효율적인가를 재발견한 것이 그 하나이고, 과수 재배에 있어서도 이미 그 모습을 감춘 사과 ‘홍옥’과 복숭아 ‘금도’와 자두 ‘포모사’등 품종이 새로이 還生하고 있다는 것이 그 둘째이다.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울 중간에 콘크리트보를 설치해 물을 막는 것이 지금의 유행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환경과 경관을 망치고, 물고기가 다닐 길을 막고, 가뭄때는 하류로 물이 전혀 내려가지 않아 어족들이 몰살하며, 그 수명도 20년 정도이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긴 통나무를 가로 세로로 엮어 보를 만들어 놓고 그 틈새에는 돌들을 촘촘히 넣었다. 그 돌틈으로 항상 물이 흘러내리니 가뭄에도 하류가 마르지 않는다. 나무보는 그 위로 사람이 다닐 수 있어 다리 구실도 한다. 상한 부분을 보수하기만 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나무보야 말로 자연을 해치지 않는 지혜로운 洑인 것이다. 문경시에서 시의원을 지낸 장사원씨가 주장해서 이런 보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옛사람들의 지혜에서 많은 훌륭한 것을 배울 수 있음을 입증하는 한 예라 하겠다.
홍옥, 금도, 포모사 등 과수들은 생산량이 적고 재배가 까다로우며 해거리를 해서 수익성도 적다 해서 오래전에 퇴출당했다. 그러나 그 풍미는 단연 뛰어난 과일이었다. 생활수준이 나아진 지금에 이르러 비록 가격이 높다 하더라도 지난날의 그 과일들을 회상하며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과수농가들이 그 묘목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뒤로 돌아보면 이런 ‘좋은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옛사람들의 지혜는 오늘의 지혜보다 훨씬 훌륭한 것이 많다. 溫故知新이라는 말을 새삼 되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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