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주문화센터가 한국인의 음주실태 보고서를 지난 26일 제출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여성 음주자 증가다. 술을 마셔본 적이 있다는 여성은 1997년은 54.7%였는데 2000년은 80.7%로 불과 3년 사이에 26.0%가 증가했다. 18~19세 여성 중 3명은 한번에 일곱잔 이상을 마시는 폭음족이다. 여성주당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여성 알코올 중독자도 따라 증가 한다. 1980년대만 해도 국립서울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남여 성비가 50대 1정도로 남자가 압도적이었으나 1990년대에 들면서 20대 1로, 최근엔 남성10명에 여성 1정도로 좁혀졌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증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이나 도박에도 중독자가 증가한다. 국내 인터넷·컴퓨터 사이버 중독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성인 남녀 3.0%가 중독성향을 보이고 있는데 그 성비가 2.6대 0.4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생 중독의 경우 남녀 격차 비가 6.9대 5.8로 거의 차이가 없고 앞으로 여성 중독자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도박 역시 경찰에 입건되는 여성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1998년에 적발된 상습도박 사범 4명 중 1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여성들이 술·도박·인터넷 등에 중독되고 있다는 것은 사회나 가족이 크게 병들어 있음이다. 여성의 중독성은 남성들에 비해 유전적인 요인 보다 환경적인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진단한다.
다시말해서 사회가 불안할수록, 남편과 가족 관계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우리사회가 남성중독은 너그럽게 용인하지만 여성중독은 도덕적으로 큰 결함이나 죄를 지은 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치료할 적기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여성중독의 급증 현상은 사회와 가족이 애정과 관심으로 함께 풀어야 할 몫인 것이다. 여성주간을 즈음하여 우리 모두가 그들에 대한 애정을 다시한번 가다듬자. 그래야만 여성이 건강해지고 사회가 건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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