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운동 가운데 하나가 수영이다. 심폐지구력, 유연성, 근력, 체지방 감소 등에 효과가 있다. 그래서 피서도 하고 체력도 보강할 겸 수영장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수영장의 수질을 보면 과연 건강을 증진시키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수질은 육안으로 봐도 탁할 뿐만 아니라 약을 많이 뿌려서 그런지 냄새가 고약하다. 업체는 여름 한철 때를 만난 듯이 제한 인원을 넘겨서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사람이 많은데다 수질마저 깨끗하지 못해 수영장은 한때 아폴로 눈병의 진원지로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많은 수영장은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다. 수영장의 바이러스는 풀장에서 몰래보는 소변에 의해 퍼진다고 한다. 입과 피부를 통해 전달되어 위장염과 피부병, 설사, 간염, 안질 등의 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수영장의 수질이 나빠 여러 질병의 진원지로 주목받게 되는 배경은 무엇보다 당국의 규제부실을 들 수 있다. 수질검사를 시군구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는데, 그 수질검사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검사하는 날을 업체가 미리 알고 있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은 검사 무용론까지 제기한다. “수질검사를 나가면 수영업계가 잔류염소나 수소이온농도의 기준을 맞추려고 검사직전 시약을 많이 쳐서 이용자들이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다.
수질검사를 하더라도 업체가 행정처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수영장 관련법에는 수질검사하는 구체적 시기와 방법, 검사횟수 등이 전혀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잔류염소 수치는 공기중에 증발성이 강하고 물을 뜨는 위치나 시간에 따라 수시로 달라진다. 그런데도 검사나온 직원들은 샘플을 채취한 뒤 몇시간이 지나서야 보건소에 측정을 의뢰한다.” 신뢰할 만한 검사가 아니다. 수질기준이 5개항목으로 정해져 있으나 이것도 재대로 된 기준치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실한 규제를 틈타 포항의 수영장들이 초과수용에다 이용료까지 일방적으로 올리고 있는데도 포항시와 시민단체는 외면하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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