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언론시대’가 활짝 열렸다. 신문 방송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홈페이지 언론’이 있다. 대학가의 홈페이지에는 학생들의 민원이 거침 없이 오르고, 자치단체 홈페이지에는 주민들이 불편을 피력한 글, 불성실 공무원에 대한 고발이 계속 오르고 조회건수도 대단히 많아 공무원들이 긴장한다.
대구대의 경우 학생들의 민원사항에 대해 불성실하거나 답변시기를 늦추는 직원에는 예로카드를 발급하고 잘 대응한 직원에게는 그린카드를 주어 인사에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학생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잘못 대응했다가는 학교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학생 유치에 치명타를 입는다.
‘학생들의 머리가 등록금 뭉치로만 보인다’란 말이 있던 시대와는 많이 달라졌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되면서 비로소 학교행정이 학생중심으로 돌아서 인터넷언론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자치단체 홈페이지의 위력도 대단하다. 종전에는 주로 주민생활과 관련된 민원이 많이 올랐는데, 지금은 공무원 개개인의 언행 하나하나를 주민들이 감시하고 문제 있으면 거침없이 이를 홈페이지에 올린다. 이러한 고발의 글은 또 인기가 있어서 조회건수도 매우 많다. 따라서 민원부서 공무원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군위군의 경우 “아직도 공무원들이 고압적인 자제이고, 무성의한 답변을 하고, 신규허가 신청을 해놓아도 ‘인사’를 하지 않으면 몇개월씩 지연시킨다”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관존민비시대의 악습을 못버린 공무원이 많다는 것이다.
이른바‘인사’가 없으면 무한정 지연시키며 권력을 십분 이용해 뇌물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공무원들이 있다는 것을 주민들은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즉시 홈페이지에 올려 고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군위군 공무원들은 출근하지마자 홈페이지부터 열어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홈페이지에도 한계는 있다. 중상모략성 글이 오를 수도 있고, 사실 그대로를 고발했는데도 공무원에게 불이익이 갈 경우 ‘음해성 내용’이라 해서 서둘러 삭제하는 것이 그 한계다. 따라서 삭제에 제한을 두는 제도적 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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