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지수 높은 한여름 무더위에는 폭력사건이 빈발한다. 자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사고다. 폭염을 피하는 방법이 수없이 거론되지만 특별히 효과적인 것은 없다. 스스로 마음을 잘 다스리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무더우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고 짜증이 나면 자제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자제력이 떨어지면 사소한 일에도 주먹이 나가고 폭언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여름에는 폭력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一切唯心造,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불쾌지수가 높고 짜증이 나더라도 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름에는 으레 덥기 마련이려니’ ‘더워야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법’ ‘무더위 뒤에 맞이하는 가을바람이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법’ ‘이 정도 더위에 마음이 흔들려서야 세상한파를 어찌 헤쳐나가랴’ ‘무더위를 이기내는 것도 인성훈련의 한 과정’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최근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어 친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고, 밤중에 부부간에 에어콘 온도를 높이자 낮추자 다투다가 아내를 때려 중상을 입힌 사건도 있었고, 이웃집 개가 시꺼럽게 짓는다고 몽둥이로 그 개를 때리고 개 주인과 주먹다짐을 하다가 경찰에 잡혀가기도 했다.
경북 군위군 대율리에 사는 한 20대 청년은 이유없이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는 마구 유리창을 부수고 온몸을 차에 부딪히는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입건되었다. 열흘 이상 지속되는 열대야 때문에 자신도 주체 못할 광기가 발동해 저지른 행패였다고 한다.
‘여름은 자신을 스스로 다스리는 훈련기간’이라고 생각하며 ‘마음다스리기’를 잘 해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경찰에 잡혀가고 심하면 전과자가 되어 평생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더울 때는 지난 겨울 추워서 고생스럽던 순간을 생각하고, 짜증이 날 때는 즐거웠던 일을 생각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땀을 흘리며 산행을 해보고, 종일 들판을 걸어보면서, 더위를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맞붙어 싸워보는 것도 좋은 克暑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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