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 토양환경이 전반적으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땅에서 뽑아먹기만 하고 제대로 가꾸지 않은 탓이다. 양질의 농산물을 많이 얻으려면 그만큼 대가를 치르야 하는데 우리는 얻어내기에만 급급하고 가꾸기에 게을렀던 것이 사실이다.
예천군이 지난 96년부터 2001년까지 관내 12개 읍면 논, 밭, 시설채소 재배지를 대상으로 토양환경을 조사했는데, 유효인산 함량은 기준치보다 15% 정도 부족했고, 토양산도도 기준치에 못미치는 산성토양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비단 예천군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몇몇 뜻 있는 영농인들이 땅가꾸기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가들은 우선 눈앞의 소득만을 생각해 화학비료를 과다 사용하고 있어 地力을 많이 떨어트리고 있는 것이다.
예천군의 경우, 유기물 함량은 지준치의 절반에 불과하고, 규산 함량도 그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물질들은 벼의 생육을 돕고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다. 밭의 경우에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다. 지력이 대체로 떨어져 있는 것이다.
‘땅힘’이 떨어지면 같은 작물을 해마다 계속 심는 連作에 장애를 초래한다. 이른바 해걸이를 하는 것이고, 병충해도 더 많이 본다. 가꾸지 않은 만큼 손해를 보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이제는 땅힘 돋우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고, 정부에서도 이를 위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음식물 찌꺼기나 일체의 유기물에 석회를 섞으면 열을 발생시키고 그것이 모두 양질의 퇴비가 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지극히 간단하면서도 효과는 좋은 기술이다. 이것을 전국적으로 이용하면 음식쓰레기도 줄이고 양질의 퇴비를 얻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된다.
음식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시책을 널리 펴고, 채소쓰레기나 생선 부산물 등 시장에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수집해 퇴비 생산공장에 보내는 조직적인 체계를 형성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훌륭한 기술이 개발됐으면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의지를 확고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농촌마다 벌어지고 있는 퇴비증산운동도 인센티브를 주어 더 활성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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