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가 줄면서 쌀값이 계속 떨어진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쌀농사를 지어 생산비도 못건진다면 논농사를 계속할 농민이 없을 것이다. 논농사가 피폐해지면 ‘식량안보’에 구멍이 생긴다. 가령 세계적 흉년이 들어 양곡의 절대량이 부족해질 때 가혹한 시련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추수기가 임박한 시기이다. 곧 햅쌀이 쏟아져나오게 된다. 가뜩이나 쌀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햅쌀까지 나오면 가격은 더 형편없이 하락할 것이다. 예전에는 추수를 앞둔 시점에서 쌀값이 뛰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과 자치단체들이 쌀값하락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쌀소비를 늘릴 방안이 다각도로 강구돼야 한다. 청소년들의 입맛은 이미 서구식으로 바뀌어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쌀로 지은 밥을 잘 먹으려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급식을 하니 어쩔 수 없이 밥을 먹을 뿐이다. 成人들도 자녀들의 입맛을 따라가는 양상이다.
‘아침밥 먹기운동’이라는 이상한 운동이 벌어지는 것도 논농사의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몇몇 기업들도 쌀소비 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햄버거 대신 쌀로 만든 김치버거를 만들어 시판하고 있는데 성과가 좋다고 한다. 제일제당은 쌀가공센터를 지어 떡 죽 같은 쌀로 만든 식품 개발에 상당한 연구비를 투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쌀소비 촉진운동에 나서고 있다. 쌀값이 내리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농업안정이 더 급하다 해서 ‘쌀의 중요성과 탁월한 영양가’에 대한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라 한다.
정부까지 나서서 쌀소비를 권장하고 있는데, 지역에서도 다방면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포항 해경은 직원들이 쌀모으기운동을 벌여 소년소녀가장 5가구에 쌀을 나눠주는 등 여러 기관 단체들이 ‘쌀나누기운동’ 과 ‘추석선물 쌀로 주기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흑미, 향미 등 다양한 종류의 쌀을 생산하는 연구를 우리도 이제는 해야 할 때가 왔다. 쌀 연구에 예산투자를 더 하고 전문인력을 더 많이 확보하는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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