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퇴계 탄신500주년 기념축제가 열리고 있다. 5일부터 27일간 16가지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새천년 퇴계와의 대화’를 주제로 하고 ‘또 다른 500년을 위하여’란 부제를 붙여 경북도와 안동시가 공동주최했다.
영남유학의 3대산맥은 퇴계의 안동과 남명의 성주와 회재의 경주이다. 위대한 유학자들를 배출한 지역에서 그동안 유교축제가 없었는데, 이의근지사의 확고한 의지에 의해 ‘퇴계탄신 50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를 대대적으로 거행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번 축제에는 孔子의 77대손인 공덕무여사가 80노구를 이끌고 참석했다. 공여사의 오빠인 孔德成박사는 1949년 중국이 공산화되자 대만으로 이주했는데, 그는 81년 도산서원을 방문해 ‘鄒魯之鄕’이라는 휘호를 남긴 바 있다.
‘추로지향’이란 추나라와 노나라와 같은 고장이란 뜻이다. 추나라는 공자가 태어난 곳이고, 노나라는 공자가 학문을 닦았던 땅이다. 安東을 ‘공자의 땅’에 견준 것은 바로 “퇴계는 한국의 공자”란 뜻이다.
안동시는 공자의 향리인 추나라 산동성 曲阜(곡부)市와 자매결연을 맺고 경제 문화 과학 기술 등에서 상호교류를 약속했으며, 이번 퇴계탄신축제에는 대단히 의미 있는 선물을 보냈다. 기원전 2천년경 商나라에서 제사때 사용하던 청동제 술잔을 선물한 것이다. 높이는 170㎝, 넓이 110㎝나 되는 대형 제주잔이다. 중국의 중요 문화재를 축제선물로 보낸 것이다.
퇴계에 대해서는 지금 전 세계의 연구기관에서 ‘이 시대의 인간문제를 해결한 열쇠’로 여기며 깊이 탐구하고 있으며, 한국뿐 아니라 중국와 일본에서는 ‘聖人의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 일본 도쿠가와시대에는 퇴계의 저서 11종46권45책을 들여가 일본근대유학의 開祖이며 神明으로 존숭되고 있다.
仁義禮智는 인간의 본성속에 있는데, 점점 훼손돼가는 이 좋은 본성을 회복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며, 모든 인간과 자연을 공경하는 敬사상을 널리 펴는 것이 퇴계의 주요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인간의 본성회복과 敬의 정신이 크게 고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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