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이 또 말썽이다. 경북도내 정수장들에서 각종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먹는물은 생존의 기본인데 그 관리부실은 ‘수돗물 불신풍조’가 다시 일어나게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사회는 지금 불신과 냉소로 가득하다. 각종 권력형 부패가 만연하지만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해결되는 것이 없다. 레임덕현상이라 보기에는 너무 지나친 ‘총제적 부실’이라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서 민생의 기본인 먹는물까지 불안하다.
대구지방환경관리청이 경북지역 11개 정수장의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려 93.6%인 103개소가 부실관리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정수장이 완벽하게 관리되기는 어렵지만 93.6%라는 수치는 경악할만한 것이고, 또 지적된 사항도 한두개가 아니라 수십가지라 하니 “안심하고 마실 수돗물은 없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대구지방환경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경주 보문과 감포정수장은 약품펌프 고장, 배출시설 미신고 등 4~5가지가 부실이고, 포항공단정수장은 배출시설 미설치, 갈평정수장은 대장균 양성반응 등 기준초과, 청송군의 부남정수장은 약품투입기 고장, 소독약품 투입지점 부적정, 일일 수질검사 항목 누락, 부동정수장은 염소계량용 저울 미사용, 배수지 경보장치 미설치 등이 지적됐다.
영덕군의 4개 정수장들도 14개항이, 울릉군의 6개정수장은 31개항이, 영양군과 영주시 11개 정수장도 1~3개의 지적사항이 나와 개선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관리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정상관리를 어렵게 한 경우도 있었다. 경주탑동정수장은 13명 정원에 3명이, 보문정수장은 14명 정원에 4명이, 포항공단정수장은 15명 정원에 6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힘 없는 부서의 희생’이 수돗물 관리부실로 나타났고 그것이 먹는물 불신과 민생의 위협과 불안으로 이어진 것이다. 더욱이 인체에 해롭다는 불소까지 마구 투입하는 자치단체들도 있으니 수돗물불신은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생존의 기본’ 하나라도 바로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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