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관장들의 모임인 ‘대구경북발전협의회’가 2일 오전 7시 30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26명의 회원중 시·도지사와 지역대 총장, 경북지방경찰청장,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지역언론사 경영진 등 15명이 참석했으며 지난달 7일 발족한 이래 4번째 모임이었다.
3명의 기자가 이를 취재하기 위해 참석했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기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모 사장이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기자의 출입을 제한하고 회의가 끝난 후 정리해 발표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에 “동의한다”고 한 사람도 모방송사 사장이었다.
사회자인 영남대 이상천 총장이 “오늘은 이미 여러 기자들이 왔으니 나가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고 나중에 비공개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 일단 이날은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한 시간 동안의 회의에서는 대구지하철 문제와 양성자가속기 대구 유치 문제가 주된 화제였다.
협의회가 이런 문제를 논의하면서 굳이 비공개로 해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진정 지역발전을 위해 모인 자리라면 오히려 더욱 많은 기자들에게 이날 논의된 내용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것이 더 필요할 것이다.
굳이 비공개를 원하는 모습을 보면 참석자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주요사안을 토론하고 협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관장들의 친목회 성격을 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된다면 이 모임은 결국 ‘그들만의 모임’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특히 가장 취재에 협조적이어야 할 언론사 인사들의 입에서 비공개 요구가 나왔다는 데에서 이 모임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또 한 마디 사족인 “회의 후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자”는 것도 언론 스스로에게 “주는 떡이나 받아 먹으라”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런 모임은 취재기자를 초청할 필요도 없고 막을 필요도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다.

류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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