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앞산의 진달래와 잘 다듬어진 동대구로변을 곱게 단장한 봄꽃들이 겨우내 식막했던 도심 공간과 제법 잘 어울린다. 꽃들은 소리 소문없이 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즐거운 맘으로 감상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반증일게다. 그도 그럴것이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2·18지하철 참사 사고로 활력소를 잃어버린 지역 민심이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여파로 더욱 처져있는 모습이다.
우리는 최근에 이웃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과 냉대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았다.
우리사회를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라 한다. 한 사람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분노를 가져다 주었다.
2·18대구 지하철 참사의 아픔 속에서도 그나마 교훈을 얻었다면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하철 사고 참사자들의 억울하고 고귀한 희생을 결코 헛되게 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계기로 우리 사회를 되돌아 보는 반성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웃은 없는지? 이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고통을 함께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이번의 쓰라린 아픔으로 지역의 리더십이 실종되었다고 한다. 지하철 사고의 수습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이 갈등만 증폭되고 불신의 반목은 계속 깊어가고 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대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아울러 언제까지나 이렇게 침울함 속에 암담한 나날을 보내야 하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희생자들의 고귀한 아픔을 새로운 희망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시민의식이 조금씩 움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둠 끝에 새벽이 찾아오듯 최근에 와서 대구와 경북의 미래는 밝고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시장과 도백이 힘을 모아 한 목소리로 국회의원과 중앙 정부를 상대로 방문과 정책건의에 발벗고 나섰다는 기사를 보았다.
양성자 가속기센터의 유치와 대구과학 기술연구원(DIST)설립, 테크노폴리스 건설, 한방바이오벨리 조성 등 대구 발전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설정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은 대구의 희망을 보는 것 같다.
지역의 우수한 인적 인프라와 입지 조건을 중심으로 지역 발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일은 대다수의 시·도민이 분노와 허탈감 속에 빠져 삶의 의욕이 극도로 저조한 상태에서 피폐한 지역경제 현실에 암담해하고 있는 이때 실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 시 도민은 큰 박수를 보내며 환영해야 함은 물론 지역발전을 위해서 각자의 역할이 기대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중산층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우리 경제의 기반이라 자부하면서도 사회참여가 저조했던 자영업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웃이 어려움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았는지, 주어진 의무는 마다하면서도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매달려 지나치게 권리만 주장하지 않았는지,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의 병역과 납세의무, 이웃을 위한 사회봉사 활동과 기부문화에 대한 인색함은 없었는지, 도덕적으로 지탄이나 비난받을 일은 없는지 곰곰이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자기 성찰과 솔선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이 창 배<한국도덕운동협의회 대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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