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사실 잘 보셨죠.”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1천억원 이상의 손실과 납기지연에 따른 수요가 신뢰도 하락이라는 치명타를 입은 포스코지만 한편으로는 철강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절대적인 비중을 여실히 알린 좋은 계기가 됐다는 ‘작지 않은 위안’을 받았다.
‘철이 없으면 단 하루라도 국내 모든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라는 확실한 인식을 전 국민에게 심어 줘 철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나온 열연코일, 냉연코일, 스테인리스, 선재, 후판 등 각종 철강재는 사실 전국의 조선소 ,자동차, 가전업체, 철강가공업체 등 국가 기간산업의 필수 원자재다.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철강물류가 멈춰선 며칠동안 전 국민의 눈과 귀는 포항으로 쏠렸고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으로 향했다. 국민들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을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도 철강재가 하루라도 전국의 산업현장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생활에 얼마나 큰 불편이 초래되는 가를 실감했다.
현대중공업 등 과거 노조파업으로 인해 회사가 막대한 재정적 피해를 입고 사회문제로 비화한 사례가 있었으나 엄격히 따지면 해당기업 이외에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이나 다른 산업까지 영향을 끼치지않.은데 반해 철강물류가 묶이면 곧바로 조선, 자동차, 전자, 건설 등 국가경제의 주요산업이 ‘올스톱’된다는 사실이 여실히 입증됐다.
그래서인지 뒤숭숭한 사태를 겪으면서도 철강업계는 철강재 물류대란의 이면에 얻은 점도 없지 않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파업을 일으킨 화물연대측도 운송거부가 이처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데 대해 크게 놀라는 눈치다.
여하튼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산업과 경제를 좌우하는 철강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깊이 인식됐고 포항시민들은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지만 그 철강산업의 요람인 ‘포항’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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