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구택 회장이 23일 포항시청을 방문해 정장식 시장을 만났다.
이날 이회장의 시청 방문은 최근 포스코 역사관 개관과 관련, 정시장을 비롯한 지역민들을 배제시킨데 대한 사과를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시장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불편했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고 이회장은 정중하게 사과를 했고 정시장은 흔쾌히 사과를 받아들였다.
특히 두사람은 포스코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지역민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예전처럼 상생의 협력관계를 지속하기로 굳게 약속했다.
이러한 결과를 지켜 보던 주민들은 한결같이 반가워했다.
정장식 시장은 얼마전 역사관 개관에 초청하지 않은데 대해 포스코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간부회의 석상에서 노골적으로 포스코를 비난했었다. 그리고 정시장은 포스코가 그동안 행정의 특혜를 받아온 것이나 다름 없다며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감정섞인 발언을 했다.
바로 그날부터 포항시청 환경과 직원 15명을 3개조로 나눠 포스코에 투입, 환경문제 지도 점검에 나섰다. 포스코는 물론 협력회사까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긴장하는 분위기에 시는 도취했고 자신감과 탄력을 받아 행정지도 점검을 계속하기 시작했다.
비상이 걸린 포스코는 부랴부랴 회장이 진화에 나서 급기야 시청을 방문, 사과까지한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려 하면서도 모양새가 썩 좋게 보이지는 않다는 여론도 적지않다. 왜냐하면 시가 환경단속을 빌미로 포스코에 직원들을 풀어 기습단속을 벌인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고 마치 횡포를 부리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시가 결국 포스코의 항복을 받아 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보기가 썩 좋지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회장이 시청을 방문해 사과한뒤 신청사 건립에 철강소재를 공급하겠다는 등 지역 협력을 다짐한 것도 다급한 상황에 처해 마지 못해 당근을 주는 듯한 인상이 짙어 뒷맛이 개운찮다.
어찌됐던 비가온뒤 땅이 더 굳어지듯이 포항시와 포스코가 이번 기회에 지역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종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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