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어느듯 끝나고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한달간의 방학을 보람 있게 보낼 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고, 직장인들은 며칠간의 휴가를 알차게 보낼 궁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휴가철에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역시 바닷가이다. 그러나 해수욕장이 그리 쾌적한 곳이 못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쓰레기가 곳곳에 깔려 있고, 오물이 즐비하며, 술취해 고성방가하며 피서객들을 불쾌하게 하는 자들도 있어서 즐거워야 할 휴가를 오히려 짜증스럽게 하기도 한다.
해변으로 피서객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자경대를 조직해서라도 피서지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하겠지만,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산개울이나 냇가 또한 물놀이객들의 무질서가 판을 친다. 쓰레기 되가져가기운동을 오래전부터 펼치고 있지만, 아직 정착되지 않아 피서철이 되면 쓰레기강산이 된다.
여름 휴가를 건전하게 보낼 방안을 여러 사회단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강구하고 있다. 이런 정보를 널리 알려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건전하고 보람 있고 추억에 남을 여름 휴가를 보내야 하겠다.
포항청년회의소는 포항북부해수욕장에 대형화면을 설치해 31일까지 13일간 매일 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또 영화상영에 앞서 포항의 문화, 역사, 발전상을 담은 홍보영화도 상영한다. 구룡포JC는 ‘제1회 한여름밤 구룡포해변축제’를 열어 ‘맨손으로 오징어 잡기대회’. 해변영화제, 모래조각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새마을문고 포항시지부는 월포해수욕장에서 피서지문고를 열어 8월10일까지 운영한다. 단행본과 아동도서 등 2000여권을 비치 무료로 대출해준다. 시원한 해변 비치파라솔밑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즐겁게한다. 먹고 마시고 노래부르고 싸움질까지 하는 피서문화를 독서로 순화하려는 운동이다.
김천시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함께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무료상영한다.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1일 2회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상영하는 ‘니모를 찾아서’라는 영화는 ‘사람에게 납치당한 아들물고기를 아버지물고기가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다. 가족애와 동료애를 보여주고, 또 바닷속의 신비로운 광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김천시가 매우 바람직하고 기발 참신한 기획을 한 것이다.
난잡한 피서문화를 이제 우리도 끝낼 때가 되었다. 휴식하면서도 교양을 얻을 수 있고, 품격 있는 휴가를 보낼 방안을 강구하면서 ‘지저분한 기억’보다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선진형 휴가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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