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도리는 말로서 설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진리는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리를 떠나서는 진리를 설할 수도 없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45년간 8만4천 법문을 설하셨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말씀을 남기신 것입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바라본다면 달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달을 가리키는 사람이 없다면 달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적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넋을 잃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달을 가리키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인간 타락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현 정치상황과 사회풍조를 보면서 이미 외면해 버린 우리 국민들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인과로 만난 우리 모두는 서로가 남이 아니요. 이 세상의 모든 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인 것이다.
권력이나 권세는 나를 위해 쓰도록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도록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권력을 잡으면 이를 이용하기 위하여 자기의 이익을 꾀합니다.
그러나 끝내 그 권력으로 인하여 자기가 파멸하고 만다는 것을 모릅니다. 권력이란 칼과 같아서 옳게 쓰면 이득이 되지만 잘못 쓰면 자기를 해치는 도구가 될 뿐입니다.
권력은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절대 권력을 누리는 사람도 언젠가 외부의 다른 강한 권력에 희생되거나 안에서 일어나는 권력에 의해 배척당하게 됩니다.
누구도 인과의 법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힘은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올바르게 쓰면 그 힘은 더 커집니다.
처음부터 봉사정신으로 살아가고자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이것이 봉사라고 정해져 있는 길도 없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내가 희생을 해야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그 때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실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봉사요, 자비실현인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태어나고 병들고 늙고 죽는 것, 그리고 미운 것 사랑하는 것, 구하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얽히고 설키면서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아주 바람직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떤 인생이 가치있는 인생인가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그 사람이 바른 생각, 바른 지혜로서 자신의 욕심을 얼마나 줄이면서 살았는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에다 많은 사람을 위해 희생을 하며 살았다면 그것은 가치있는 인생이었을 뿐만 아니라 진실로 거룩한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 근 만 근이나 되는 인생의 고뇌를 짊어진 채 도대체 사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살고있는 것이 어떤 길인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방황하며 살아가고 있다보니 고통과 불행이라는 그 칠흙같은 어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인생고의 현실을 바르게 이해시키고 고통과 모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일이야 말로 현 시대의 지도자가 해야 할 사명일 것입니다.
운붕 <대성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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