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TV프로는 왜 반드시 교육적이여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갑자기 들었다. 엄마도 아빠도 가르치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 그래야 된다고 늘 잔소리를 해대는데 TV마저도 가르칠려고 한다.
우리는 왜 아이들에게 무엇이든지 가르칠려고 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우리가 늘 그렇게 해왔고 먼저 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해보니 그런 교육이 바람직하고 장래에 도움이 돼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한다.
자녀를 키워본 사람이면 「TV유치원」을 모르는 부모가 없다. 아침이면 “짤랑짤랑 짤랑짤랑 으쓱으쓱~’하는 노랫말과 리듬이 흘러 나온다. 아기들은 다른 일을 하다가도 혹은 울다가도 화다닥 달려와 TV화면 앞으로 바싹 다가앉는다.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진행하는 하나언니와 함께 개그맨이 분장을 하여 어린이들이 제대로 하도록 열심히 이끌고 있다.
그 날의 주제나 교육적인 내용에 따라서 그림이나 글 혹은 연극등으로 숫자를 반복하거나 아니면 영어를 가르친다.
우리는 교육적이고 합리적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런 것은 일정한 규칙과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는 자연스런 어린이의 모습보다는 어른의 기준이나 생각을 주입시킬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영국의 어느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면 어른이 어린이를 이끌고 행동을 부추기고 말이나 답을 유도하는 행위는 전혀 없었다. 다만 주제에 따른 어린이들의 자연스런 행동을 카메라에 담을 뿐이다. 어떤 프로에서도 그들을 제어하기 위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방송프로그램을 위해서 어린이를 너무 작위적으로 내몰거나 학대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고 교육적이지도 않으며 창의적이지도 못하다.
어린이가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위험인자를 사전에 조사하고 방비하는데에 최선을 다해야지 그를 넘어서면 보호하는 것이 아니고 과보호가 될 가능성이 많다.
우리나라는 너무 미디어 인자에 노출되어있어 어린 자녀들이 나쁜 정보에 오염될 가능성이 충분히 많은 나라이다.
방법은 확고한 윤리의식과 자발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비판능력을 배양하는 수 밖에 없다.
차라리 자발적으로 하는 책읽기와 대화를 즐기는 것이 우리 자녀에게 훨씬 좋은 교육이다.
김긍연 (미디어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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