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녕 대구시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던 지난 7월 초. 정례조회에서 훈시를 하던 조시장은 “시장에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내 앞에서 책상 한번 치면서 바른말 하는 직원들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조시장은 취임하면서 대구시 공무원들 특히 실. 국장들은 지방정부의 각료임을 명심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줄 것을 몇 번이나 당부했다. 중앙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보를 사전에 미리 입수해 대처하라는 지시도 포함됐다. 그러나 취임1주년이 지나도록 그러한 공무원들을 보지 못했다는 질책이었다.
이같은 시장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간부 공무원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지난 3일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의 정례조회 발언에서 증명됐다. 김부시장은 “얼마 전 국토개발연구원장이 대구를 다녀갔는데 아무도 몰랐다”며 간부 공무원들의 반성을 촉구했다.
국토개발연구원장이 신 행정수도와 공공기관이전 등 중요한 프로젝트를 많이 추진하고 있는 인사일뿐 아니라 심지어 서울에 가서 만나려면 1~2주일 매달려도 5~10분 만나기 어렵다며 대구시 공무원들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지난달에는 산업자원부 기술국장이 행사 참석차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역시 대구시 실. 국장들은 모른체 했다.
결국에는 정무부시장이 나서 산자부 기술국장을 만나 영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보면 대구시 간부 공무원들은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 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게 하는 대목이다. 대구시의 현안 사업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작금 전국의 자치단체들은 중앙정부에서 추진중인 각종 사업들에 대한 정보를 먼저 캐내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이다.
중앙정부 관료들을 대상으로 로비는 못 할망정 대구를 찾은 이들에게 무관심했다는 사실은 혹시나 업무상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뒤따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대구시 직원들 사이에 자성의 목소리가 많다.
무사안일한 태도라는 비판성 발언이 상당수다. ‘주인 의식을 상실한게 아니냐’는 여론에 몰리고 있다. 대구의 발전은 시 간부 공무원들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박무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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