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가 집행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을 심사할 예결위 특위 구성을 두고 치졸한 밥그릇 싸움을 계속하고 있어 주민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강무한 의장의 예결위 참가 문제.
강의장은 “의장의 특위 참가는 의회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정상적인 것이며 집행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조경섭 의원 등은 “상임위원회가 없는 의회에서는 누구나 특위에 참여할 수 있지만, 전국 어느 의회에서도 의장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가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의결권을 보이콧하는 초강수까지 들고 나온 상태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제93회 예천군의회 제2차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예산결산심사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의장의 참가에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의원들간의 갈등이 증폭, 6일에 이어 8일 2차 본회의에서도 예결위 구성이 무산됐다.
이런 줄도 모르고 본회의에 참석했던 공무원들은 1시간여 동안 텅 빈 본회의장을 지키다 돌아가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그런데 사태의 전말을 따지다 보면 과연 지방의회가 무엇때문에 필요한지 의문이 있는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예결위에 서로 들어가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도 그렇고, 12명의 의원들 가운데 의장을 포함한 6명의 노장파와 6명의 소장파가 두 쪽으로 나눠 이상한 편가름을 하고 있다는 것 등 무수히 많다.
양측의 이유야 어찌됐던 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주민의 아픔을 대변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주민들에게 위임받은 집단이다.
결국 일련의 사태는 군의회가 주민의 대의기관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
의원 뺏지만 달면 인사할 때 머리 내려가는 높이가 달라지는 자질 없는 의원이 많을수록 지방자치 정착은 요원하다.
주민들의 공복을 자처하며 주민을 위한 올바른 대변자로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던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현안 문제에 머리 맞대고 고심하는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돼 주기를 기대한다.
예천=강성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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