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강해중 포항문화원장의 취임을 축하드린다.
그와 나는 교분을 별로 쌓지 못하여 내 이름을 듣고 얼른 기억을 떠올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나는 참으로 희귀한 화석들을 세계 곳곳에서 수집하여 박물관을 건립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고 존경해왔다. 그래서 그가 포항문화원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감히 축하드리고 싶어진 것이다. 그것은 그를 아는 많은 분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사실 나는 문화원에 대해서 잘 모른다. 포항문화원과 경찰서 앞 길을 따라 출퇴근을 오래 하며 호기심을 키웠고, 포항문인협회 회원들의 모임에서 간혹 이야기되는 포항문화원의 이사며 운영상황 등을 듣다보니 관심이 커졌으며, 너무 작아 폐군 이야기가 나돌 정도인 의령군의 문화원에서 고장을 소개하는 책을 비롯한 몇 권의 책을 낸 것을 보고 비교를 해보게 된 것이 고작이다.
이 글을 쓰면서 문화원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려고 법전을 찾아보았다. 지역문화원은 지역문화원법에 의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지역문화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되고, 그 법 제8조에서 규정하는 사업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었다. 즉 문화원은 지역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지역고유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한 행사를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를 위하여 설립된 단체라는 것을 알았다.
문화란 말이 음주문화, 놀이문화, 주거문화 등등으로 쓰이는 걸 보면 ‘삶 자체가 문화이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사전에는 문화는 교양, 예술 등의 뜻을 가진다고 되어있고, 소속하는 사회로부터 학습되는 것이라 하였다. 음주문화라 하였을 때에는 술마시고 길거리에서 갈지자로 걸으며 고성방가하는 것이 아닌 음주를 조용히 즐기는 생활을 말하고, 놀이문화라면 놀 때에도 그 속에 교양과 예술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 문화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꽃 피도록 하는 것이 문화원의 임무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포항문화원의 활동이 조금 소극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든다. 전문 학원들이 생기기 전에 하던 여러 과정들은 그런 곳에 과감히 위임하고, 우리 고장 역사를 발굴 소개하고,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 중앙에 비하여 많이 낙후되어 있는 지역의 문학 예술의 진흥을 위하는 일을 해야 할터인데, 이직도 70~80년도의 활동을 답습하고 있다는 감이 드는 것이다.
우리 고장에도 향토사 지역문제 등을 연구하고 고민하는 단체와 문학 예술 단체들이 있다. 그런 NGO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우는 것도 문화원의 몫일 것 같은데, 그간 오불관언으로 지낸다는 느낌을 받아 안타까웠다. 미술관, 박물관을 세우는 데에 앞장설 것이며, 특히 도시의 규모로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도서관을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것이다. 또 잘 지어 놓은 문예회관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지도 감독하는 것도 문화원의 몫으로 보아진다.
문화적 안목이 높은 분이 문화원장으로 취임하여 기대가 크다. 좋은 업적을 많이 남기도록 부탁드리며, 다시 한번 문화원장의 취임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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