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제자들이 스승에게 ‘선생님의 그 많은 학문은 어디에서 나왔나요?라고 묻자. 그는 손끝에 한 방울의 물을 떨어뜨리며 ‘나의 학문은 바다에 비하면 이 한 방울의 물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그러면 선생님은 어떻게 학문에 성공했나요?’라고 다시 묻자, 그는 ‘S=x+y+z’라고 써 주면서 S는 성공이며, x는 말을 많이 하지 말 것, y는 생활을 즐길 것, z는 한가한 시간을 가지라는 뜻이며 이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다.
말을 많이 하면 실수가 있고, 한가한 시간이 없으면 고요히 생각할 시간이 없으며, 감정적인 데서 이성적인 데로 돌아갈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의 점수에 맞는 대학을 고르느라 모두가 정신이 없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참으로 허망하고 부질없는 짓에 힘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수험생 가운데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에 안심하고 지원할 형편이 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소수의 우월감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우울하게 하는 짓을 언제까지 되풀이해야 하는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수능점수가 아니다.
한 번 실패하면 만회의 기회를 좀처럼 가질 수 없는, 다시말해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풍토가 우리를 힘 빠지게 하는 것이다.
미래에는 한 번 명문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평생 기득권이 보장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로 급속히 이행되고 있다는 말이다. 원서접수 마감일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과정에서는 심사숙고하고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결론은 단순한 원리를 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 다소 못 마땅하더라도 일단은 합격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하자. 무리를 해서 불합격하면 엄청난 고통과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참다운 공부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짧은 승부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다시 심기일전하여 긴 승부를 위해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 그리고 간절한 염원을 가지고 있다면 젊음을 동력으로 못 이룰 일이 있겠는가.
이제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자유로운 자기표현과 큰 차원의 자기 발전을 위해 전념하는 사람이 되자. 생의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여유를 가져야 한다.
수능 점수에 내 인생 모든 것을 걸 수는 없다. 격한 감정에서 한 걸음만 물러서서 자신의 미래를 조용하게 생각해 보자.
주말을 이용하여 산행을 해 보자. 겨울 언덕에서 홀로 찬바람과 맞서고 있는 저 소나무의 기개를 본받으려고 노력하자. 별이 빛나면 밤 황룡사지를 홀로 걸으며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 ’라고 절규한 랭보의 시구를 음미해보자.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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