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여러분! 당원으로 가입하여 정당을 도웁시다.
이 말은 연일 보도되는 불법 선거자금 소식에 진저리를 칠 여러분들이 들으면 무슨 망령된 소리냐고 펄쩍 뛰며 힐나하실 분들이 많으리라 짐작합니다. 이러는 저 역시 정당 가입을 생각해 본 적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 정치 지도자들이 이렇게 얻어 맞고 망가지고 권위가 떨어져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정치는 해방 후 지금까지 배신과 실망을 계속 안겨 주었습니다. 그 배신감, 실망감이 근래에 더 심해졌는지 사람들이 모인 자리마다 대통령, 국회의원들을 욕하고 성토하는 소리로 떠들썩하고, 뉴스 시간만 되면 텔레비전을 꺼버리거나 체널을 돌려버린다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청와대, 국회의원에서 무슨 일을 하던지 등 따시고 배부르게 해주면 좋은데 그게 안되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절 싫으면 중 떠난다”는 속담처럼 다른 나라로 훨훨 가버릴 수 있다면 외면해 버릴 수 있을 터인데, 그럴 형편도 못되니 불평 불만을 쏟아낼 것입니다.
그러나 전제군주 시대가 아닌 민주국가 체제에서는 나라를 운영할 대표자를 뽑아야 하고, 정치는 있어야 하며, 정당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안을 찾는 노력들을 하는 듯 합니다. 당선운동, 낙선운동도 그 중 하나일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것은 이미 법원에서 불법이라 판정하였습니다. 그런 일이 없었다 하여도 더 적극적인 대안이 ‘유권자 정당 가입 운동’일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기본조차 하는데가 없군요. 그것은 현재 우리의 민심으로 봐서는 실현 가망성이 워낙 보이지 않는 돈키호테적인 발상같이 여겨졌기 때문이라 짐작합니다.
유권자 여러분! 정당은 엄청난 자금이 있어야 하고, 그 자금은 사회의 다른 일반 모임들처럼, 다른 선진국에서처럼 당을 만든 당원들이 내는 당비나 후원금으로 충당되는 것이 옳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 당연한 상식이 우리나라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당비를 내는 당원이 많아야 그렇게 하지요.
지금까지 저는 당원들이 지구당위원장, 또는 후보자를 직접 선출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으며, 습관처럼 중앙에서 공천하고 그것을 당연한 것인양 받아 들이고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당원들이 되려하고, 당비를 낼 의무를 가지겠습니까? 당원은 다만 정당의 법정 구성요건을 채우기 위한 것일뿐, 지구당 위원장의 친인척이나 이권청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가장 필요한 선거 때는 당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일당을 받는 당원들이 뛰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며, 당 운영 자금은 당 연히 위원장 혼자 짊어져야 합니다. 보스의 지원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불법자금을 긁어 모아야 합니다. 당비를 내는 당원이 많아지지 않는한 이 악순환은 되풀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우리 사회의 모든 부정부패의 근원인 선거부정, 그것의 싹을 없애기 위하여 우리 모두 당에 가입하고 당비를 내면 어떨런지요? 살만한 사회를 위하여 세법에 의한 세금 이외 ‘민주 사회를 위한 세’를 십시일반으로 내는 셈치고,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 우리당 등 그 이름조차 입에 올리기 싫지만, 기존 정당에 당비를 내자는 것이고, 당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여 우리 손으로 정당을 투명하게 만들자는 것입니다.
유권자 여러분! 정당의 살림이 투명해지면 불법선거 자금이라는 뉴스를 다시는 듣지 않을 세상이 올 것 같아 감히 말씀드립니다. 진지하게 검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 유 현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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