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일원으로 청계천 복원현장을 보고 왔다.
금년의 두 견학코스는 개발보다 보존이 우선으로 상징되는 서울의 청계천복원 공사현장과 경기도 포천군에 소재한 광릉 국립수목원이어서 그 어느때 보다 감회가 깊고 느낀바가 많았던 일정이었다.
광릉국립수목원은 조선조 7대 세조대왕이 묻힌 광릉의 부속림일부로 엄격하게 관리해오다 1911년 국유림구분 조사시 능표부속지를 제외한 지역을 갑종보존예정 임야에 편입시킨 것이 광릉숲이 됐으며 1999년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되었다고 한다.
총 1천157ha의 광릉숲에는 2천881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2천983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18종이 천연기념물로, 목본4종, 초본10종이 특산식물로 지정되어 있었다.
왜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계절과 무관하게 이곳을 찾아 싯귀를 다듬고 자연을 노래했는지 비로소 알수 있었다.
잊을수 없는 겨울 광릉숲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게 인상적인 것은 서울의 심장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청계천복원 공사였다.
시장실에서 만난 이명박 서울시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서울, 편리한 서울, 활기찬 서울을 건설하여 다시한번 세계 일류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집념의 모습을 곳곳에서 읽을수 있었다.
바로 그 첫번째 의지가 옛 모습으로의 청계천복원이었다.
청계천은 북쪽으로는 북악산과 인왕산, 그리고 동쪽의 낙산과 남쪽의 남산(목멱산)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이 서울의 도심을 가로지르던 개천이었다.
태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정하고 태종이 그후 천도를 하면서 조선시대 500년의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그로부터 지금까지 청계천은 서울의 역사와 함께 흘러온 것이다.
이후 태종때에는 대규모의 석교인 광교를 세웠고 세종때에는 수표교를 만들었고 영조36년에는 개천폭을 넓히고 양면에 석축을 쌓았다.
다시 일제시대를 거쳐 1958년부터 78년까지 복개공사를, 1967년에는 고가도로를 착공하여 76년에 완료한바 있으며 주변에는 3.1빌딩을 비롯한 수많은 고층건물들이 신축되어 근대사의 개발의 상징으로 각인 되어져 왔다.
이처럼 철근 콘크리트로 뒤덮인 회색서울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청계천 원래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니었다.
청계천에 맑은물을 다시 흐르게 하고 시민들이 보고 즐길수 있는 매력적인 수변공간으로 만들어 도심 녹지체계의 축으로 삼고 주변의 역사유물과 오픈스페이스를 연계시켜 서울을 생태계가 복원되는 환경친화적 문화도시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에대해 그 누군들 반대를 하겠는가?
그러나 과연 호랑이 목에 누가 어떻게 방울을 달것인가가 문제였다. 요는 불을 보듯 예고되는 교통대란과 하루하루 생존권과 직결되는 22만 상인들의 주변상가 철거에 대한 문제 그리고 재원확보를 어떻게 할것인가가 문제중의 문제였다.
그러나 이명박 서울시장은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공청회. 설명회등을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학계 및 관계전문가의 자문절차를 거쳐 6Km 전구간에 단계별 병행작업이 가능토록 3개 공구로 분할, 2003년 하반기에 착공하여 2005년 9월에 완공한다는 계획안을 수립하고 즉각 행동에 옮겼다.
참여정부 출범후 1년 동안 행동이 뒷받침 된, 목표를 향해 강력하게 추진하는 모습에 목말라있는 국민들에게 청계천의 복원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정녕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이나 기획만 하는 리더십이 아닌 몸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리더십이 아닐까 사추해 보았다.
이제 내년9월이면 청계천 양측에는 편도2차선의 도로가 건설되고 남북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교량이 설치되며 하천 둔치에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청계천에 눈부신 햇빛,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이 흐르는 본래의 하천으로 되돌리는 일은 끊어진 600년의 역사를 연결하는 일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행동하는 리더십이 더욱 신뢰받는 무언의 단초가 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우리 포항시의 행정도 청계천복원에서 무엇인가 배우고자하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 문 하
<포항시의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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