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IST(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입지 선정을 놓고 일부 집단이기는 하지만 동구는 동구대로, 칠곡은 칠곡대로, 경산은 경산대로 제각기 자신의 지역에 유치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문제를 놓고 지역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를 부추기고 분열을 조장한다면 머지않아 지역주민들끼리 패가 갈려서 때리고 짓밟고 부수는 제2의 부안사태가 틀림없이 초래될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를 부추긴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의 지역에 DKIST를 가져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나. 그렇다고 너도나도 가져가겠다고 아귀다툼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결국은 아무도 연구소를 가져가지 못할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바른 지성인이라면 첫째,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DKIST입지와 같은 문제는 정치적 접근이나 소지역이기주의적인 주장은 절대 금물이다. 이를 자제시키고 분열을 막아야될 분들이 오히려 앞장선다면 우리지역은 옳은 사업하나 해보기 어렵고 더 이상 희망을 가질수 없을 것이다.
둘째, 전문연구기관의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에 입각한 객관적 의견에 누구든 에누리 없이 따라야 한다. 국내의 가장 권위있는 연구기관이 내놓은 용역결과는 존중돼야 하며 앞으로도 경륜과 식견을 두루갖춘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시돼야 한다.
셋째, 지금까지 지방에 없던 대표적인 지역혁신사업인 만큼 일정기간 중립적을 지켜 지방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은 보장돼야 한다. 산·학·연도 종합적이고 거시적 안목과 협력의 문화가 아직은 부족함을 인정해야 한다. 분권에 국가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감안할 때 지방정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DKIST가 주인없는 사업으로 표류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구시의 주도적 역할은 어떤 경우에도 인정되어야 한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은 어마어마한 재원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사업이니만큼 지역내 이견을 최소화하고 후속 예산과 테크노폴리스와 함께 연구개발 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외부지원 확보에 역량을 총 집결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정치인과 학계인사 등이 앞장서서 당리당략과 견해 차이를 떠나 한 목소리를 내도 시원찮은 판에 이토록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부질없는 혼란을 조장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인천이 동북아 허브도시를 향해 우리를 앞질러 이미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고, 대전은 대덕밸리에다 행정수도까지 옮겨간다고 하고 있다. 이와중에 우리 대구만은 어렵게 그려낸 과학기술 도시와 동남권 R&D허브의 꿈마져 한 발짝도 채 떼기전에 사소한 문제로 딴죽이 걸린다면 어디서 희망를 찾겠는가.
이제 지체할 시간적 여유도 없고, 돌아갈 길도 없다. 더 이상 지역분열로 사업을 표류시켜서는 안된다. 오랜 침체와 절망 끝에 모처럼 기회를 맞이한 만큼 이제라도 서로 자중자애하며 작은 차이와 손해를 넘어 한마음 한 뜻으로 DKIST 사업을 성공시키고 지역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모든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하기를 간곡히 촉구해 마지 않는다.
박 성 태
<대구시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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