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른다.
시인 노천명님이 ‘푸른 오월’이라는 시에서 처음 ‘계절의 여왕’ 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과연 5월은 날씨가 신선하고 꽃이 만발하고 또 초록이 절정에 달하는 계절이다.
오이가 밥상에 오르게 되면 여름이 온 것을 알 수 있었던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일년 내내 먹을 수 있어 계절 감각을 잃게 되었다. 오이는 원산지가 인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도입된 경로는 확실하지 않으나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재배해 왔으며 지금은 채소 중 가장 중요한 품목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온실이나 비닐하우스 등에서 일년 내내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어 연중 출하되고 있으나 최성기는 여름이다. 신선한 것은 생식용(샐러드, 오이소박이 등)으로 하는데 오이 특유의 향기가 있다. 오이에는 95% 이상의 수분이 있으며 각종 비타민, 무기질이 약간씩 들어 있고 아스코르비나아제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오이는 칼륨 함량(14mg)이 높은 천연 알칼리성 식품으로 우리의 건강에 매우 유익한 채소다. 이 칼륨은 인체의 구성물질로 약 0.35% 가량 들어 있는데 인산염으로서 혈액 및 근육조직 기관과 분비액 중에 존재한다. 칼륨을 많이 먹게 되면 체내의 나트륨염(소금)을 많이 배설하게 되어 체내의 노폐물이 빠져나가 몸이 맑게 된다. 오이는 비타민과 무기질(회분)의 공급원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향미, 색깔, 씹히는 맛 등으로 식사에 변화와 풍족감을 주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의 칼륨이 배설되는데 오이를 공급하면 염분 배출과 노폐물 배출이 잘 되어 몸이 맑게 된다. 오이와 소주는 여러 모로 궁합이 맞는 셈이다.
소주라면 독한 술을 연상하게 되는데 오이를 잘게 썰어 주전자에 섞어서 만든 ‘오이소주’를 마시면 소주의 자극취가 없어지고 맛이 순해진다. 이는 소주 속의 알코올 등이 오이 속으로 스며들고 반대로 오이 속의 여러 가지 영양성분과 수분이 소주 속으로 녹아 나오는 등 희석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오이는 이뇨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위병에도 좋다고 한다. 부종이 있을 때 오이 덩굴을 달여 먹으면 잘 낫는데 이 물은 피부를 곱게 하므로 화장수로도 쓰인다. 오이마사지를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효과를 노린 것이다.
오이에 많은 엽록소와 비타민C는 피부미용에 금상첨화 격이다. 오이마사지는 여름철 미용에 필수적이다. 낮에 햇볕을 받아 지친 피부에 충분한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해주며, 미백효과가 탁월하다. 태양 빛이 가장 강한 것은 봄-여름이므로 늦어도 5월에 시작해 여름 내내 오이마사지를 한다면 가을에는 ‘오이미인’ 행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이는 오이지, 오이장아찌, 소박이, 생채, 냉국, 오이무침, 오이샐러드 등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 주는 대표적인 채소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우리 체질에 맞는다는 말이다. 가장 좋은 것은 그 지역에서 그 계절에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다.
오이도 다른 농산물과 마찬가지로 재배기술의 발달과 재배면적의 증가로 연중 출하가 되고 있으며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어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소비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금년도 성출하기를 맞아 농협에서는 오이소비촉진을 위하여 5월 2일을 ‘오이DAY’로 정하고 소비촉진행사와 특판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오이는 씨가 있어도 도둑은 씨가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마음을 잘못 가지면 누구나 도둑이 되기 쉽다라는 뜻이다. 최근에는 여러 가치관이 충돌하여 나라가 중심을 잃고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5월의 농산물인 오이의 씨와 같은 역할이 필요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이 종 우(경북농협 유통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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