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포스코에서 퇴직한 옛 동료를 오랜만에 만났다. 왜 고향에서 살지 않고 아직 포항에 있냐고 물으니, “포항이 고향인데 어딜 갈 수 있겠느냐”고 했다.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포항에서 결혼하고, 애들 낳고 살다 보니 애들은 당연히 포항이 고향이 될 것이고, 처와 자신도 포항이 고향이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포스코나 포항지역 기업체에서 정년퇴임이나 명예퇴직하신 분들도 이제 예전과 달리 포항을 떠나지 않는다. 자신의 아들 딸들이 태어나고 수십년동안 정이 든 이 곳이야 말로 그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지역협력을 담당하는 임무를 부여 받고 서울에서 내려와 한달간 부지런히 포항지역을 찾아 다니면서 포항은 정말 살 만한 도시이자 역동적인 고장이란 것을 새삼 느꼈다.
나 자신도 포항에서 두 딸을 낳고 포항에서 오래 생활을 했었지만 그때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서울에서 생활하다 다시 포항을 찾으니 커다란 ‘신선함’으로 포항에 대한 애정이 다가선다.
특히 포항제철소 행정부소장으로서 포스코 직원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포항에 사는 것에 대한 긍지를 이야기 할 때 포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었고, 지역의 유관인사들과의 만남에서도 모두 ‘포항’에 대한 애착이 타 지역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포항은 철강도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 과학도시, 천혜의 관광도시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터져 나오는 ‘포항사랑운동’에는 외지에서 온 나를 비롯한 모든 포항시민들이 충분히 공감을 느낀다.
이제 지방화 시대를 맞아 포항이라는 도시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일 뿐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모두가 스스로의 노력을 보태야 할 때라 생각한다.
다행히 포항시가 추진하는 포항사랑운동의 주요 실천과제로 ‘시민준법 및 의식개혁운동 전개, 청소년향토장학금 조성, 청소년문화유적 답사활동 전개, 주말을 이용한 관광명소 소개, 저소득 불우계층 자매결연사업 전개, 장애인사랑운동 전개, 저소득층 주택도우미 운영’ 등 분야별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포항시는 또 앞으로 지역내 유관 기관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학교, 종교단체 등이 포항사랑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1기관단체 1실천과제를 추진해 포항시가 전국에서 제일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 시민들의 의식이 선진화된 도시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얼마 전 지역의 한 기관단체장께서 우리지역의 자랑거리인 포항스틸러스를 사랑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그들이 포항에서 축구경기를 할 때 모두 나가서 힘차게 응원을 하자는 의견을 내셨는데 충분히 공감을 한다. 이길 때는 축하의 박수를, 졌을 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 모든 포항시민들을 지역사랑의 한 공감대로 묶을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것이다.
더욱이, 우리 주변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진실된 믿음을 바탕으로 협력과 봉사로 나눔의 삶을 실천할 때 우리 포항은 더 따뜻한 사랑의 터전이 될 것이며 세계최고의 도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가올 6월에 열릴 포항시민축제에 포스코도 정성으로 ‘불빛축제’를 준비중에 있다. 포항의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빛’과 철강도시 쇳물의 혼을 상징하는 ‘불‘이 한데 어우러져 포항을 더욱 사랑으로 빛나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우리모두가 작은 봉사활동 한가지씩이라도 찾아 실천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포항제철소 행정부소장)
이 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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