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 국내 산업 트랜드 중 가장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고용흡수력 둔화와 제조업의 해외이전 등으로 국내 일자리 증가의 정체 현상이 심화되는 이른바 ‘경기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여러 가지 지표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97년 이후 기술혁신의 중요성 부각, 조기퇴직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과 금융업 등의 일자리가 97년 1,727천명에서 2002년 1,429천명으로 크게 감소하였으며, 외국인의 투자는 줄어든 반면 국내 제조업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해외이전이 지속되고,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3.7%를 2배 이상 상회하는 8.8%로 나타났다.
그 와중에 중소기업은 근로의욕 저하, 대학생의 막연한 편견 등으로 취업난 속에서도 상시적 인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작지만 유연하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고용창출, 수출증대 등의 국민경제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작지만 강한 중소·벤처기업이 기술혁신을 통한 지역경제 주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인력 수급이 필요하며, 특히 지방대학의 우수한 인력 유입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하여 대기업만을 고집하는 까닭에 많은 중소기업이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대학생들의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난 2001년부터 ‘대학생중소기업현장체험활동’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바 있으며, 그 결과 대학생들로부터 호응도가 높아 벤처창업연수, 취업교실, 우수중소기업탐방 등 체험활동을 다양화하여 학생들의 여가와 적성에 맞는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체험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은 처음에는 생소하고 남의 일처럼 느꼈던 현장체험활동을 선생님의 권유나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하게 되었으나, 중소기업 현장근로자와 함께 일하는 경험과 즐거움을 배워 직업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
또한 미래 직업을 탐색하는 데 있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을 하였으며, 스스로의 책임감을 길러 사회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어 후배들에게 대학생활 동안 꼭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우수 대학출신보다는 현장경험이 있는 대학생이 직장에서 적응력이 뛰어나 선호 받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론과 현장을 접목하고 졸업 후에도 진로에 대해 사전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중소기업현장체험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도가 조기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생 스스로 중소기업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과 애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몇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무조건 대기업이 좋다는 선입견을 가지고는 자신에 맞는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따라서 규모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하며, 자신의 적성이나 신념이 맞으면 가장 좋은 직장이라는 소명의식을 배양하여야 한다.
다음은 올바른 직업관의 확립이다. 자신의 발전과 조직의 발전이 조화롭게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며, 자신만의 목표 달성을 위하여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그릇된 인식임을 명심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 서로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업활동을 하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기술혁신이 이루어진다.
기술혁신에 뒤쳐진 기업은 스스로 시장에서 물러나야 하는 경쟁과 자율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는 달리 쉽게 창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창의성을 발휘하기 쉬운 조직으로서, 젊고 패기 있는 대학생들이 도전해 볼만한 직업군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실력있는 중소기업에서 용기 있고 희망에 찬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펼쳐보기를 기대한다.
홍 석 우(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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