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못남으로 생각한다.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완벽하게 되려고 하면 더욱 더 추락해 가는 것이 사람이다. 실상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부족함과 단점 또는 약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찾아내고, 그것을 보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거나 아니면 자학하는 경우는 삶의 전혀 유익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쓴 <한 가지로 승부하라>는 책 프롤로그에 이런 이야기가 소개된다. 핵발전소에 커다란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기능 장애로 말미암아 발전 속도가 떨어지고 발전소의 전반적인 가동 효율이 저하되고 있었다. 발전소의 엔지니어들이 온갖 노력을 다해봤지만 무엇인 문제인지를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핵발전소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컨설턴트 한 사람을 초빙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진단해보도록 했다. 마침내 컨설턴트가 도착해서 흰 가운을 걸치고 클립보드를 타고 통제실에 있는 수백 개의 다이얼과 계기를 체크하며 노트를 하기도 하고 계산을 해보기도 했다. 두 번째 날 마지막에 그는 주머니에서 검은 매직을 꺼내 든 후 어떤 계기에 크게 자를 그었다. 그는 “이게 문제군요. 이 계기와 연결돼 있는 장치를 교체해보시지요. 그러면 문제는 해결될 겁니다.” 일주일 쯤 후 발전소 책임자는 그 컨설턴트로부터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1만 달러짜리 청구서를 받았다. 발전소 책임자는 비록 수십 억 달러짜리 설비에 문제가 생겨 엄청난 손실이 야기된 것을 고치긴 했지만 그래도 청구액의 규모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는 컨설턴트가 한 일을 따져보았다. 컨설턴트는 이틀 동안 어슬렁거리다가 계기 하나에 검은 글씨로 자로 써놓은 것밖에는 한 일이 없었다. 그렇게 간단한 일을 해 놓고선 1만 달러를 청구하다니…. 책임자는 컨설턴트에게 항의를 했다. 며칠 후 책임자는 컨설턴트로부터 새로운 청구서를 받았다. 내용인즉, “계기에 X자를 쓴데 1달러, 어떤 계기에 X자를 써야 할지를 찾아낸 데 9999달러” 였다.
인생에 있어 고장 난 부분, 그것이 약점이든 단점이든 상관없이 과감하게 X자를 그을 수 있는 사람만이 더 발전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남들 눈에는 보여 지는 자신의 부족함을 정작 자신은 알지 못하거나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행한 삶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프고 괴롭더라도 자신의 삶에 유익을 주지 못하는 잘못된 습관이나 성격에 X자를 그어놓고 수정을 하거나 고쳐야 한다. 정작 문제는 자신의 부족함을 보지 못한다는데 있다. 그럴 때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친한 사람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가까운 사람들이 그어주는 X자를 들을 줄 알고 볼 줄 알아야 한다. 자존심 상하는 일 같지만 그것을 뜯어 고치지 않는 한, 결코 생산적이고 유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없다. 항상 그 부족함에 발목을 잡히고 말게 된다.
완벽한 사람, 완전한 추구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면 스스로에게 패배하여 열등감 속에 빠져들게 된다. 자신에게 정직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삶에 고장 난 부분에 스스로 X자를 표시 해 놓고 고쳐 나가거나, 아니면 가까운 사람들이 그어주는 X자를 보고 고쳐 나가든지 해야 한다. 이미 고장 나있는 것을 자신만이 모르고 지나친다면 그 삶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비가 얼마가 소요되든, 어떤 고충과 아픔이 따라오던 X자로 표시된 곳은 고쳐야 하거나 수정해야만 한다. 그것을 부끄럽게 여길 필요성은 없다. 오히려 한 걸음 더 성숙한 삶으로 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고치지 않으면 반복된 실패만 경험하게 될 뿐이다. 삶의 현장에서 그어야 할 나의 X자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인가? 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고쳐야 한다. 아픔과 쓰라림을 투자해서라고 고쳐야 한다. 고치는 삶 속에 기쁨과 즐거움은 찾아오는 법이다. X가 필요 없는 사람, X자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모두는 X자 투성이의 존재이다. 단지 어디에 X자를 그어야 할지 모르거나 숨기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X자를 그어야 할 곳에 긋지 못하거나, 그어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X자를 그을 수 있는 사람, 그어야 할 때를 아는 사람이야 말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박 재 훈(포항강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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