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같은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요즘 포항에서는 또다른 열기가 한여름 날씨를 무색케하고 있다.
인구 51만의 중소도시 포항에서 세계물리영재들의 축제인 제35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를 개최하는가 하면 며칠전에는 1천억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되는 대형국책사업인 나노기술집적센터를 포항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 16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포항을 방문해 포항의 오랜 숙원인 영일만 신항의 조기완공과 동해중부선 철도부설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할것을 약속했다.
특히 포항가속기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대통령은 현재의 제3세대 방사광 가속기보다 100억배의 빛을 낼 수 있는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약속, 포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첨단과학국가로 도약할수 있는 큰 선물을 안겨줬다.
노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 토론회」에서 “과거처럼 대통령이 오면 선물을 가져온다는 생각은 버리고 지역스스로 발전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포항의 지역혁신체제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같은 큰 선물을 포항과 포항시민들에게 안겨줬다.
사실 포항이 국내 어느 도시보다 하이테크 중심의 혁신역량을 보유하게 된데는 무엇보다 선견지명을 가진 지역의 지도자들과 선도기업들의 역할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잘 알려진것처럼 오늘날 포항이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명성을 드높이고, 포항공대와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생명공학연구센터 등 국제적인 대학과 연구기관이 있기까지에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헌신적 노력과 포스코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포항을 첨단과학도시로 육성, 발전시키기위한 포항시의 의지와 노력, 지역민들의 열의야말로 우리 포항이 국제적인 첨단과학도시로 웅비할수 있는 저력이 아닐수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포항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이다.
포항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은 정장식 포항시장을 비롯 포스코, 포항공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및 조선내화(주)를 비롯한 지역 18개 민간기업등 포항지역 지도층 인사들과 선도기업들이 이룬 합작품으로 볼수 있다.
지역 산학연관의 협력으로 조성중인 포항테크노파크는 조성 3년째인 지난 2002년말 3천142평에 이르는 본부동과 제1벤처동을 준공, 현재 37개의 벤처기업을 입주시켰으며, 창업보육, 공동연구, 정보유통, 기업지원사업등 고유목적사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고 있다.
포항테크노파크가 국내 최고의 테크노파크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정부주도형의 다른 테크노파크와 달리 국내 최초로 지역 기초자치단체와 산학연관의 합심으로 출범한 「지역주도형 테크노파크」인데다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인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노력덕분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중앙정부로부터 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의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5년간 국비지원협약을 체결, 출범이후 처음으로 2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포항발전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정장식 시장은 포항을 첨단과학도시로 육성시키기위해 지난해말 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아예 첨단과학과를 신설, 그동안 추진해온 「하이테크 철강도시」, 「첨단과학산업도시」, 「환동해 물류중심도시」, 「해양·문화관광도시」조성 등 포항발전을 위한 4대 성장엔진산업과 각종지역혁신업무를 전담할 행정시스템을 갖췄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에 포항지역에 대형국책사업인 나노기술집적센터를 유치함으로써 명실공히 포항은 국내 어떠한 지역보다도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성장할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어떻게 하면 이같은 과학인프라를 하나로 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느냐 하는 점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란 속담처럼 포항을 첨단과학도시로 육성시키기위해서는 지역경제주체 및 혁신기관들이 상호 굳건한 연계네트워크를 형성 「포항산업혁신클러스터」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정 승 화(포항테크노파크 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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