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요한복음 첫마디. 인류의 역사는 ‘말’과 더불어 시작되었음을 일러준다. 잘못 뱉은 말은 재앙이 되기도 했지만 훌륭한 한마디가 인류역사를 바꿔놓기도 했다. 말의 힘은 위대하다.
“내가 바칠수 있는 것은 피와 노고와 눈물과 땀밖에 없다” 처칠의 이 한마디가 영국국민에게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게 한 정신적 자극제가 됐다. “나 드골은 프랑스의 이름으로 호소하겠습니다. 모든 프랑스인은 연합군과 협력하여 침략자에 저항할 의무가 있습니다. 최후의 승리는 우리의 것입니다” 프랑스국민을 향한 드골장군의 호소는 對獨레지스탕스운동에 불을 짚혔다.
진나라 왕 범헌자는 대부들을 불러 황하에서 뱃놀이를 즐기다가 갑짜기 “이중에 혹시 난씨의 자식을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돌연한 물음에 대부들이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노 젓던 백사공이 물었다. “어찌하여 난씨 자식을 찾습니까” “난씨로 인하여 내가 망한다고 점쟁이가 말했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뱃사공은 주저없이 말했다. “폐하께서 나라를 잘 다스리면 안으로 대부들의 마음을 얻고 밖으로 만백성의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이고, 비록 난씨의 자식이라도 감히 폐하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허지만 폐하께서 국정을 잘못 하시면 대부의 마음 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마음도 폐하에게서 떠날것입니다. 이렇게되면 어찌 지금 이 배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난씨의 자식이 되지 않겠습니까”
범헌자는 크게 깨닫고 뱃사공에게 밭 1만묘를 주며 “이것은 그대에게 들은 보배로운 말과 바꾸는 것이요”하고 말했다.
최근 이만섭국회의장의 곧은 소리가 가뭄에 타는 국민들의 마음을 단비처럼 적셔주었다. 얼마전 라디오대담프로에서 “나라걱정은 뒷전인채 대권얘기만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정신나간 사람들”이라고 일갈, 대권병환자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이번엔 국회 조찬기도회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답방해달라고 애걸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직언도 서슴치 않았다. “정부가 의연해야지 왜 메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만섭이오빠’처럼 바른말하는 원로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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