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들과 목사님들이 요즘 불경을 깊이 공부하면서, “물을 마시는데, 쪽박으로 마시든, 유리컵으로 마시든, 두손으로 움켜 마시든, 물은 똑같은 물임을 알겠더라” 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대천동성당 방상복주임신부님은 동국대 불교대학원에 들어가서 2년 공부하고 ‘그리스도교와 불교간의 대화와 화해, 일치를 위한 연구’란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고나 예루살렘 같은 종교간의 전쟁과 살육이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그래도 미연에 종교간의 갈등을 예방보자 싶어 불경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鄭호경신부님은 고향 봉화로 들어가 손수 흙집 짓고 지게지고 농삿일을 하며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힌두교 最古의 철학서이고 종교서인 ‘우파니샤드’와 自然이 근본이라고 가르치는 도교경전 ‘莊子’를 연구해서 해설서를 냈고, 불교의 인식론이고 존재론이라 할 수 있는 ‘반야심경’을 풀이한 저서를 출판했다.
진정한 진리란 한 종교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고, 莊子의 비유처럼, ‘날개를 펴면 하늘 가득한 구름짱 같은 그런 큰 붕새가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것같이’自由自在한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鄭신부는 동양의 고전을 읽으며 진리의 원천을 보아냈다.
서울 미대교수를 지낸 원로조각가 최종태씨는 얼마전에 ‘관음보살상’을 2구 제작, 서울 성북동 길상사와 법정스님께 헌납했다. 최 전교수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고, 학생시절 어느 절집에서 3개월간 불경공부를 한 ‘전력’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는 ‘자비의 어머니’인 관음보상과 ‘성모 마리아’는 결국 같은 분이라 했다.
김리교회 이현주목사님이 최근 금강경 해설서를 펴냈다. 그는 동화작가검 번역문학가이기도 한데, 동서양을 넘나드는 종교서 철학서 20여권을 이미 내놓았다. “예수님과 여래님은 나와 나 사이 보다 가깝다. 나는 나와 갈등을 빚지만 두 분사이에는 그런 일이 없다” 금강경 해설서를 펴내면서 李목사님이 피력한 소감이다.
종교간의 갈등, 나와 나 사이의 갈등, 나와 남들과의 갈등, 이것들을 해결하려고 이렇게 많은 성직자들이 지혜의 샘을 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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