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오름현상을 현대과학으로 풀이하면 “뭉개구름이 시계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하늘로 빨려올라가는 현상”이고, “물기둥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주위의 습기를 빨아머금고 올라가 는 구름”이고, “이 적난운은 처음에는 천천히 회전하다가 점점 맹렬한 속도로 도는 성질이 있고, 그 힘은 100년묵은 소나무 뿌리를 뽑을 정도”이다.
“적난운(積亂雲)은 회전을 방해하는 산이 없는 평원과 바다에서 주로 생기며, 미국 평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토네이도와 같은 것이고, 한국에는 산이 많으므로 바다에서 주로 보여진다”라고 기상청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기상지식이 없던 옛시절에는 용오름현상은 ‘변고의 예고’쯤으로 알았다. 그 기록들을 三國史記에서 볼 수 있는데, 박혁거세왕이 별세하기 1년전 “혁거세거서간 60년 가을 9월 두마리의 용이 금성 우물에 나타났다. 우레가 심하게 치고, 비가 많이 내렸으며, 성의 남문에 벼락이 쳤다”고 했다.
신라 3대 유리왕 34년 4월에 “금성 우물에서 용이 나타났는데 얼마후에 소나기가 서북쪽으로 몰려왔다. 5월에 큰 바람이 불어 나무가 뽑혔다” 했고, 그 이듬해 “겨울 10월에 왕이 별세했다”고 적혀 있다.
신라 48대 景文王 15년 “여름 5월에 용이 왕궁의 우물에 나타났는데, 잠시후 구름과 안개가 사방에서 모여들면서 날아갔다. 가을 7월 8일 왕이 별세하였다”란 기록도 있다.
얼마전 울릉도, 강릉, 속초에서 3번씩이나 용오름현상이 보였다. 신라시대 같았으면 “나라에 안좋은 일이 있을 징조다” 해서 민심이 흉흉했겠으나, 지금은 다들 똑똑해져서 ‘좋은 구경거리’정도로 넘어가고, 언론들도 흥미거리로 취급할뿐이다.
그런데 언론들도 성급한 보도를 했다. “88년 울릉도에서 보여진 이후 13년만에 나타난 용오름현상”이라 했으나, 사실은 89년 제주도 공항활주로에서, 93년 김제평야에서, 94년 전남 여천 앞바다와 서해 태안반도 앞바다에서도 있었다.
버뮤다삼각지에서 항공기가 사라지고, 바다에서 선박이 자취를 감춘 것도 용오름속에 빨려들어간 것은 아닌지. 일부 광신도들이 ‘하늘로 들려올림 받을 것’을 믿는 것도 이를 신비롭게 해석한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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