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부자가 일을 열심히 한 머슴에게 보답으로 자갈밭 몇마지기를 떼어줬다. 그 머슴은 동네처녀를 아내로 맞아 자갈밭을 열심히 일궈 옥토로 만들었다. 어느 봄날 머슴부부는 밭을 갈다 흙속에서 큰 항아리하나를 발견했다. 항아리에 넣을 것도 없어 밥그릇 하나를 넣어봤다. 그랬더니 똑같은 밥그릇 두개가 항아리서 나왔다. 신기해서 밥그릇을 계속 넣자 수십개의 밥그릇이 나와 방안을 가득메웠다.
밥그릇을 시장에 내다판 돈을 항아리속에 넣어봤더니 역시 두배의 돈이 나왔다. 돈넣기를 반복하여 그 머슴은 하룻밤사이에 거부가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부자는 욕심이 발동, 머슴을 찾아가 그 땅은 원래 내땅이니 항아리도 자기 것이라며 돌려달라 했다. 착한 머슴은 항아리를 옛주인에게 돌려줬다.
집에 가져온 항아리속을 들여다보던 부자의 아버지가 그만 항아리에 빠져버렸다. 항아리서 두명의 아버지가 나왔다. 둘 다 자기가 친아버지라고 우기다가 그중 한 아버지가 항아리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또 두명의 아버지가 나타나 아버지가 3명이 되었다. 넋이 나간 부자는 자신의 과욕을 한탄하며 항아리를 내동댕이쳤다. 그러자 진짜아버지만 남겨두고 가짜아버지들은 사라졌다. 한탕주의의 무서운 결과를 경고하는 우화다.
조선말기 안동김씨 세도정치가 한창일때 호조판서 김병국이 집에 상쾌(上快)라는 똑똑한 하인이 있었다. 주인에게 신임을 얻은 상쾌는 그 댁 돈을 관리하게 되었다. 신분은 낮았지만 큰돈을 주무르게 되자 상쾌의 뱃짱은 점점 커졌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양에 쌀이 동나 굶어죽는 사람까지 생겼다. 급기야 유통과정을 조사하라는 어명이 내렸고 한 객주의 매점매석 탓임이 드러났다. 객주의 돈줄이 상쾌임이 밝혀지자 그는 자살했다. 호판댁의 큰 자금으로 단골객주와 짜고 한탕하려다 결국 비극으로 마감했다.
지난해말 ‘한탕’때문에 금융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정현준게이트’ ‘지승현게이트’에 이어 이번에 ‘이용호 게이트’가 터졌다. ‘李게이트’배후에 정계실력자들의 관련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도 ‘깃털’만 잡는 수사로 끝날 것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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