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이 대통령시절 권총에 맞아 병원에 실려갔다. 수술대 주위에 의사들과 젊은 간호사들이 둘러서 있었다. 레이건은 간호사들에게 윙크를 하며 “낸시가 이것을 알고 있을까” 했다. 이렇게 젊은 간호사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낸시가 알면 질투할 것이란 조크였다. 총 맞고 수술할 위급상황에서 레이건의 농담은 그의 낙천적 기질과 局量을 말해준다.
의사들이 수술을 시작하려 하자 레이건은 의료진들을 보고 “당신네들은 모두 공화당원이겠지요?” 했다. 그의 반대당인 민주당원이라면 수술을 소홀히 하지 않겠느냐는 농담이었다.
레이건의 농담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민들은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역시 그는 영화배우 출신 답게 大衆을 의식했다. 이처럼 재치 있는 농담은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80년대 암울했던 군사정권시절 대학가에선 주말시리즈라는 우스게가 유행했다. 그중 ‘진담’과 ‘농담’이라는 말이 있었다. ‘진담’은 ‘진짜 같은 농담’ ‘농담’은 ‘농도 짙은 진담’으로 뜻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맘대로 말을 할수 없었던 당시 농담속에 진담이 더 많이 담겨 있던 사회상의 반영. 言中有骨이 가장 많았던 시절이었다.
농담을 좋아하는 한 왕이 재담 잘하는 광대를 곁에 두었다. 어느날 광대의 지나친 농담에 기분이 상한 왕은 광대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왕이 농담으로 그러는 줄 알았던 광대는 정말 단두대에 끌려가자 사색이 되었다. “폐하! 용서해주십시요!” 빌었지만, 왕은 광대의 애원을 묵살하고 목을 쳐라고 명령했다.
그러고 나서 왕은 사형집행관에게 “칼대신 찬물 한방울을 목에 떨어뜨려라!” 은밀히 지시했다. 그런데 너무 겁에 질려있던 광대는 찬물 한방울을 목에 맞고 숨이 넘어갔다.
최근 한 여성코메디언이 TV토크쇼에서 “내가 화장품광고를 찍고나서 그 회사는 망했다”는 농담을 하는 바람에 30억원이라는 거액의 소송에 걸린 희귀한 사건도 있었지만, 지금 야당총재와 자민련총재 사이에 ‘검찰총장 탄액건’을 놓고 오고간 독설들을 듣고 있으면, ‘정치판은 개판’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이런 독설판은 국민이 보기에 한낱 ‘정치코메디’나 ‘블랙 게그’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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