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사는 ‘박에스더’. 선교사를 따라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고, 남편이 목숨걸고 벌어준 학비로 1906년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는 나혜석. 1919년에 등단한 그는 전통적 인습의 장벽에 막혀 고뇌하며 불행한 삶을 마쳤다.
최초의 여성 신문기자는 1922년의 최은희. 최초의 여성 비행사는 이정희와 박경원. 1928년이다. 1975년에 최초의 여류 프로바둑기사 조영숙이 입단했고, 1975년 최초의 여성앵크 박찬숙이 나왔고, 80년대에 들어와 헬기조종사 피우진, CF감독 신미경, 카레이서 김태옥이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된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은 박남옥. 6.25전쟁이 막 끝나던 55년도 그녀는 어린 딸을 등에 업은 채 ‘시골아낙네’같은 모습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전쟁미망인의 애환과 재혼문제를 다룬 ‘미망인’을 찍었다. 그녀는 올해 78세로 미국에 거주하면서 아직 영화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의 두번째 영화감독은 홍은원. 그녀는 스크립터로 출발해 조감독을 거쳐 시나리오를 쓰면서 3편의 영화를 감독한다. 가정과 사회생활속에서 갈등하는 여성을 그린 ‘여판사’. 자식을 위해 온갖 희생을 감내하는 숭고한 어머니상을 그린 ‘홀어머니’. 술집 여급으로 일하면서 가족과 애인을 먹여살리다가 이들에게 배신당하고 자살하는 ‘오해가 남긴 것’등이 있다. 그녀는 시나리오를 쓰다가 99년도에 작고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王은 632년에 등극한 신라 27대 선덕여왕이고, 마지막 여왕은 887년에 등극한 신라 51대 진성여왕이다. 선덕여왕은 신라가 번영의 기반을 잡을 무렵의 왕이어서 역사책에 칭찬이 많고, 진성여왕은 나라가 망할 무렵의 왕이어서 욕을 많이 먹는다. 진성여왕 이후 1천1백 수년간 우리나라에는 여성통치자가 없다.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가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설 뜻을 밝혔다. 그동안 모락모락 연기를 품던 說들이 불꽃으로 피어난 것이다. 우격다짐의 권위주의 정치에 주녹도 들어봤고, 허구헌날 폭로전으로 지새던 말싸움정치에도 신물이 난다. 여성스러움의 정치는 어떨 것인지 궁금하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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