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而不同

공자는 군자와 소인의 다른점에 대해 “군자는 ‘和而不同’하나 소인은 ‘同而不和’한다” 했다. 군자는 도의에 바탕을 두고 사람들과 화합하고 조화를 이루어 사회정의와 사회질서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소인은 이득과 형세를 살피면서 이익을 쫓아 부화뇌동한다.
군자는 뚜렷한 주견을 가지고 부화뇌동하지 않으나, 소인은 主見없이 이익에 좌우된다. 그래서 군자는 ‘義’에 밝고 소인은 ‘利’에 밝다. 공자는 “군자는 ‘周而不比’하고 소인은 ‘比而不周’한다” 했다. 군자는 널리 두루 친하되 편을 가르지 않고 소인은 편가르기를 잘하고 두루 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나라 경공(景公)이 재상 안영과 담소를 나누고 있을때 양구거라는 신하가 나타났다. 경공은 그를 보고 말했다. “짐은 양구거와는 잘 화합이 되거든…” 그말에 안영이 “그것은 뇌동인데 어찌 화합이라고 할수 있겠습니까” 했다.
경공이 안영에게 물었다 “화합과 뇌동이 어떻게 다르오” 안영이 설명했다. “화합이란 국과 같은 것입니다. 고기국을 끓일때 물을 붓고 불을 지펴 요리사가 간을 맞추면서 그 맛을 조정합니다.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과한 것은 덜어내는 것입니다. 임금이 비록 옳다고 해도 잘못이 있을땐 신하는 그 잘못을 간해 임금이 바른길로 가게해야합니다. 그런데 양구거의 경우는 임금이 옳다하면 저도 옳다하고 임금이 옳지 않다고 하면 저도 따라 옳지않다고 합니다. 이것은 바로 물로서 물을 끓인것과 같습니다. 누가 그런 국을 먹겠습니까. 악기가 한소리만 낸다면 누가 그 소리를 들으려 하겠습니까. 뇌동이란 이와 같은 것입니다” ‘안자춘추’에 나오는 이 고사는 화합과 뇌동이 어떻게 다른가를 잘 일러준다.
지난해 국정난맥과 관련, 발표된 각계 원로 115인의 ‘오늘의 난국을 생각한다’란 성명에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전제하고, 자기주장과 생각을 내세우면서도 남의 생각과 주장이 들어설 자리를 비워두는 ‘和而不同’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글이 있었다.
올해는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킨 갈등·반목·질시·제 잘난 멋·힘겨루기들을 몰아내고 화합과 조화가 살아나는 ‘和而不同’의 해가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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