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석한 군주와 현명한 장수가 적을 이기고 큰 승리를 거두는 것은 상대를 알았기 때문이다. 적의 정세를 귀신에게 물어 알수도 없고, 이전의 사례를 본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어떤 법칙으로도 증험할수 없다. 반드시 사람을 통해서만 알수 있다” 손자병법의 用間편에 나오는 말이다.
전쟁의 승리는 적정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요체다. 과학기술이 발전한 현대전에선 적의 정보를 얻는 것이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수 있다.
전쟁에서 첩자를 활용한지는 아주 오래됐다. 고대중국 은나라가 하나라를 치고 주나라가 은나라를 쳐 새왕조를 세울때 일등공신이었던 이윤이나 태공망이 적국에 첩자로 잠입, 활약했다는 기록이 있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살라미스해전서 그리스가 페르시아를 이긴 것도 첩보전 덕분이었다. 스파르타가 페르시아에 박살났다는 소식을 접한 그리스군은 아테네방어를 포기하고 살라미스만에서 후퇴하기로 했다. 그때 단 한사람 데미스토 클레스 제독만은 아테네를 지키기위해 살라미스에서 결사항전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페르시아와 내통하는 것처럼하며 심복첩자를 페르시아왕에게 보내 “그리스군이 후퇴하기 위해 살라미스에 집결해 있으니 이때 치면 큰승리를 거둘수 있다”는 정보를 주었다. 아테네로 진격하려던 페르시아군은 계획을 바꿔 전함대를 동원, 살라미스항입구를 봉쇄했다. 퇴로가 막힌 그리스해군은 페르시아군과 사생결단으로 싸울수 밖에 없었다.
250척의 함선으로 780척의 페르시아 전함을 맞은 그리스해군은 조국을 지키겠다는 투지로 결연히 싸워 대승을 거뒀다. 그리스함선의 피해는 40척에 불과했으나 페르시아함선 피해는 300척이 넘었다. 유능한 첩보원을 이용한 그리스명장 데미스토 클레스의 멋진 승리였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미국과 아프간 전쟁의 승리는 궁극적으로 미국과 파키스탄 정보원들의 비밀공작에 달렸다” 할 정도로 미국의 아프간공격성공은 美CIA의 첩보전의 공이 절대적이다. 테러공격을 미리 차단 못해 실추되었던 CIA명성이 다시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빈라덴의 행방이 깜깜한 것을 보면 CIA의 한계를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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