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건진상 철저 조사" 리퍼트 "같이 갑시다" 트윗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진보성향 문화단체의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 등을 크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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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뺨에 길이 11㎝, 깊이 3㎝의 자상과 왼쪽 팔에 관통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경동맥을 비껴갔고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나 회복중이다. 이번 사건은 동맹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가 처음 테러를 당한 셈이어서 한미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정부는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는 한편 미국뿐 아니라 주한 외교사절의 시설과 요인에 대한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했다.

리퍼트 대사는 5일 오전 7시 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5) 씨로부터 25㎝ 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김씨는 진보성향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 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다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2시간 30분가량 수술을 받았다.

병원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광대뼈에서 턱까지 길이 11㎝, 깊이 3㎝ 자상, 왼쪽 3㎝ 관통상, 새끼손가락 찰과상, 약지 1.5㎝ 상처 등을 입었다.

얼굴 봉합 수술을 담당한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는 "천우신조로 (흉기가) 주요 신경과 침샘 등을 비껴나가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며 "다만 조금만 (흉기가) 더 들어갔으면 경동맥이 손상됐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도 수술이 끝난 지 4시간여 만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잘 있으며 굉장히 좋은 상태에 있다"고 소식을 전하며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행사를 주최한 민화협의 홍사덕 대표 상임의장은 이번 피습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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