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현기자

김관용 경북도지사 당선자가 27일 발표한 ‘새경북 발전구상’ 중에는 대구경북 경제통합을 비롯 도청 이전, 1조원 규모의 경북투자펀드 추진, 영어마을 3곳 조성, 낙동강 뉴프런티어 등 수십년 아니 수백년까지 영향을 미칠 큰 계획들이 많다.

그런데 임기 내에 모두 완료하겠다고 공약했다.

도청 이전, 영어마을 조성 등은 이의근 지사도 공약했으나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 있어 실패했다.

새경북 발전구상에는 경북도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들어 있는데 기존 조직을 그야말로 ‘헤쳐 모여’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하지만 2급을 본부장으로 하는 경제통상본부를 만들겠다는 문제는 2급 자리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승인을 얻었다 하더라도 ‘본부’ 시스템이 현재의 체제보다 효율적이라는 보장이 있는지 의문이다.

도정쇄신팀도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혁신기획, 혁신지원, 혁신관리, 고객만족행정 등의 팀으로 구성된 혁신분권담당관실은 앞으로 뭘 해야 할까.

지금도 공무원 사회에는 ‘혁신 피로증’이 팽배해 있는데 ‘쇄신’이라는 말이 나오니 벌써부터 ‘새 지사 오면 피곤하겠다’는 말이 돈다.

혁신이든 쇄신이든 피곤한 가운데서는 흉내만 낼 뿐이다.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하는 법.

그런데 김 당선자는 기회 있을 때 마다 ‘내가 취임하면 시끄러울 것’이라고 말한다.

신이 나서 시끄러우면 다행이겠지만 피곤하게 시끄러우면 곤란하다.

하여튼 이같은 ‘새경북 발전구상’은 꼼꼼히 살펴보면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당선자가 경북도의 조직과 업무를 충분히 파악한 뒤에 발표했더라면 지금같은 내용의 발표가 됐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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