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책임론속 野 계파 갈등 표면화 조짐, 천정배 '호남 신당론'에 야권 재편 가능성도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0일 각각 당회의에 참석했으나 그 표정은 사뭇 달랐다. 선후배 대선후보간 첫 대결은 김무성 대표의 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연합
'성완종 리스트'파문이라는 수렁에 빠져있던 새누리당 등 여권은 4·29 재보선 압승을 바탕으로 앞으로 정국 대응에 주도적으로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성완종 특사 특혜'논란의 진실규명과 정당권 부패 관행 척결 등 정치사회개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야권은 당분간 당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야권 신당 출현이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우선 청와대가 자신감을 얻었다. 청와대는 30일 "앞으로 경제활성화와 공무원연금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과 정치개혁을 반드시 이뤄서 국민의 뜻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끝난 4·29 재보선 결과와 관련한 논평을 내고 "이번 국민의 선택은 정쟁에서 벗어나 경제를 살리고 정치개혁을 이루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의 이러한 논평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성완종 파문'의 수습책으로 내놓은 '성완종 특사 특혜' 논란의 진실규명과 정치권 부패 관행 척결 등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무원연금개혁과 노동·공공·금융·교육 4대 부문 개혁 등 경제살리기를 위해 추진해 온 각종 개혁 작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4·29 재보궐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대승을 거두면서 대야협상과 당면 현안 대응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경기 성남중원과 인천 서·강화을을 지킨 것은 물론 27년간 '불모지'로 남아있던 서울 관악을까지 탈환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여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국무총리가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악재를 넘어서 승리를 일궈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새누리당은 수세적 국면이었던 '성완종 정국'에서 벗어나 진상규명은 검찰 수사에 맡기고 산적한 국정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등 여러 개혁 과제와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주요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여야 협상에서도 상대적 우위를 점하면서 주도권을 행사하려 할 것으로 점쳐진다.

성완종 파문 극복방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정치개혁'에도 보조를 맞추며 강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새누리당이 야당의 공세에 맞서 반격의 카드로 내세운 노무현정부에서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 특혜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세력관계도 새로운 모습을 띌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완종 파문으로 친박계의 목소리가 부쩍 약해진 가운데 당내 기반이 공고해진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번 선거승리를 계기로 차기 대권주자로서 선두적 입지를 더욱 굳힐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취임후 첫 독대 자리까지 가지며 여권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소득도 얻었다. 내년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기 때문에 김 대표는 이변이 없는 한 총선까지 안정적인 리더십을 행사할 전망이다. 차기 대권후보로 본인이 나가지 않더라도 대권후보는 김 대표의 손에 좌우될 것이라는게 때이른 정가의 분석이다.

문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청이 협력하면 살고 대립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만큼 김 대표와 청와대간의 협력관계가 앞으로 어느정도 지속될지 주목된다. 당청관계의 성패 여부에 따라 여권의 안정적인 정국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4·29 재보선에 전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제1야당의 위상에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또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에 큰 상처를 줌으로서 당내 '친노' '비노'간의 세력다툼일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밖에서는 신당 창당 등 야권 재편 움직임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서 제3당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에 따라 새민연을 제외한 진보 제 정당을 통합한 범진보 정당 창당움직임도 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30일 "내년 총선까지는 광주에서 '뉴 DJ'(새로운 김대중)들, 참신하고 실력 있고 국민을 섬기는 인재들을 모아서 비전있는 세력을 만들겠다"며 "그 세력으로 총선에서 기존의 새정치민주연합과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겠다"고 말해 이른바 '전남지역의 정세력화'를 내비쳤다.

올 가을 정기 국회이전까지 이러한 여야정당과 청와대 간 3각 관계의 여하에 따라 정계 개편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그 결과와 향후 경제 및 외교관계 추이에 따라서 차기 총선 더 나아가 차기 대선도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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