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관문 KTX 역사 주변 불법주차·편법정차로 혼잡 단속·관리 통해 첫 인상 높여야

▲ 장규열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교수
포항에 KTX 직통선이 들어온 지 이제 한 달을 넘겼다. 포항에 새 역사(歷史)가 펼쳐진 것이며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현저히 개선되어 포항을 찾는 발길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에 대한 외지인들의 이미지가 향상되어 도시의 품격이 올라갈 꿈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새로 지은 포항 역사(驛舍)의 규모와 위용이 번듯한 이면에 이를 사용하는 시민들은 주차와 정차에 심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교통 혼잡과 무질서에 시달리고 있다. 특단의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하지 않으면, 포항의 새 역사(歷史)를 써야하는 시발점에 제대로 서 보기도 전에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새로 지은 포항역사 앞에는 상당한 면적의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 주차공간 외곽과 역사주변을 사뭇 돌아가며 불법주차와 편법정차가 판을 치고 있다. 차량이 오가야 할 차선들은 아예 주차차량들로 막혀 있어 교통혼잡 상황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극심한 무질서와 교통사고 위험요인마저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저하게 좁아진 도로를 곡예하듯 오고 가느라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며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는 시비와 입씨름이 더러 벌어지고 있다. 이를 단속하거나 관리하는 그 어떤 노력도 현장에는 보이지 않는다. 주변 아파트 외벽에는 'KTX 개통에 따른 불법주정차 집중단속'이라 적은 현수막이 걸려는 있지만 그 역시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마련된 주차공간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착한 시민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현실을 아는 이들에게는 혹 '바보'로 보이는 것은 아닐까.

역사는 다수 시민대중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공간이므로, 그 기획과 건설과정에서 사용고객 규모 예측에 따른 적정 규모의 주차공간 확보는 당연히 선결 과제였을 것이다. 적절한 규모의 주차공간이 확보되어 포항역을 드나드는 사용고객들이 정상적으로 활용하였다면, 역사 주변의 교통혼잡과 무질서는 처음부터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며 관할기관에도 타당하고 적절한 수입원이 확보되어 모든 이들에게 유익이 되었을 것이다. 자행되는 불법행위는 규정에 따라 정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지금처럼 방치하는 일은 시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포항에 대한 외지인들의 인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지방자치 행정운영과 안전한 도시건설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황을 잘 분석하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이용객들의 낮은 시민의식 탓으로 돌리거나 다른 지역에도 늘 있는 일로 치부하지 말았으면 한다. 절대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면 이를 서둘러 늘여가야 할 것이며,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홍보체계를 활용하여 현재의 어려움과 개선방향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일이다.

포항 KTX 개통을 이 도시 새 역사의 시발점으로 삼겠다면 그리고 이를 외지인들과 세계인들의 마음에 포항의 새로운 모습을 새겨 나가는 첫 발걸음으로 삼아 보겠다면, 포항역사 주변의 주정차 상황정비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동해 바다와 여러 축제로 더 많은 외지인들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포항의 첫 인상을 만드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야 할 일이다. 포항으로 들어오는 관문에 버젓이 널려 있는 무질서과 비정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포항을 '창조도시'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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