怪力亂神 괴력난신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이것은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글인데, 공자는 괴(怪), 력(力), 란(난·亂), 신(神) 네 가지를 말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씩 살펴본다. 우선 괴는 괴이한 것이라는 뜻인데, 평범하고 통상적이지 않은 사실이나 소문을 말한다. 머리에 뿔이 난 사람이라거나 무슨 도술을 부렸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일 것이다. 다음, 력은 힘을 말하는데, 누가 힘이 세다거나 싸움을 잘한다는 등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하셨다는 것이다. 다음, 란은 어지러운 것을 말하는데, 난리를 일으킨다거나 혼란을 조성하고 화합을 무너뜨리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아 분쟁을 일으키는 등의 이야기다. 끝으로 신은 귀신에 관한 말이거나 귀신스러운 이야기를 말한다. 귀신이 있는지는 모르겠거니와 음계에 속하는 일이며 인간은 밝은 양계에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음산한 귀신 이야기를 안 하셨다는 것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도깨비니 정령이니 하는 신비스런 이야기도 안 하셨다는 말이겠다.

이처럼 공자는 누구나 갈 수 있는 대도大道를 이야기했고 평범한 일상의 도리를 말했다. 유교가 사후세계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즉, 사람을 현혹시키는 괴이하고 신비스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유교에는 공자에게 정성스럽게 기도하면 무슨 벼슬을 얻는다거나 하는 법이 없다. 공자의 가르침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기초하여 부모와 자녀, 부부와 형제, 스승과 벗, 임금과 신하, 상관과 부하의 도리와 사회일원으로서의 처신, 국민으로서의 책무를 밝히며 현실에서 올바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법을 제시하는 데 있다. <술이편>



一. 공자께서는 괴이한 것, 폭력적인 것, 어지러운 것, 신비한 것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셨다.

子不語 怪力亂神

자불어 괴력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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