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학기술고 학생들 2015 안전한국훈련 참가…제2의 세월호 사고 예방

▲ 20일 포항 앞바다에서 해상사고를 대비해 신속한 인명구조와 대응능력을 기르는 훈련이 전개되고 있다.

"내 자신 뿐 아니라 친구들을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느 수업보다 집중력을 발휘했습니다."

20일 오전 10시 10분 포항여객선터미널 뒤편에 정박한 345t급 포항해양과학고 실습선 해맞이호에 탄 포항과학기술고(옛 구룡포종합고) 학생들이 2015 안전한국훈련 '실습선 내 위기 상황 현장 대응 훈련'을 위한 항해 준비에 분주했다.

항해 실습 차 지난 15일 제주도로 떠났다 18일 포항항에 도착한 포항과학기술고 해양시스템 기계과 2·3학년 학생 35명은 이날 구명조끼를 입고 안전모를 착용한 채 해맞이호 안에서 조용히 훈련을 기다렸다.

해경 230명 등 모두 300여명이 참여한 이번 훈련은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와 같은 일을 더이상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포항해양경비안전서와 경북도교육청이 함께 해상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상황에 맞는 행동 요령 등을 알려주고자 마련됐다.

출항과 동시에 본격적인 훈련의 하나로 해경 직원이 강의실에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제세동기(AED) 교육을 시작하자 학생들은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설명에 귀 기울였다.

이론 수업을 들은 뒤 갑판으로 나온 학생들은 직접 실습용 애니를 이용해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를 시행했지만, 보기와 달리 쉽지 않아 금세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작동이 몸에 익숙해 질 때쯤 훈련 목적지인 여남갑 동방 1.5마일 해상에 다다랐고 화재 경보가 울리면서 갑판 선수 창고와 선미 등 2곳에 붉은 색 연막탄이 피어올라 연기로 뒤덮였다.

붉은 연기는 선내를 가득 채웠고 매캐한 연기로 학생과 교사 등은 연신 재채기를 하는 등 실제 화재 상황을 방불케 했다.

이후 마네킹 10개를 투하해 표류자로 연출했으며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도 교사의 안내와 대피 방송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소화기를 들고 갑판으로 나와 신속하게 상갑판 우현으로 올라갔다.

선박 직원들은 호스로 물을 뿌리고 해경은 고속단정(구조대 리브(RIB))과 헬기를 이용해 바다에 빠져 표류 중이던 마네킹과 익수자 구조에 나섰다.

해경이 구조에 나서자 해맞이호에 있던 구명벌이 투하됐으며, 눈 깜짝할 사이 구명벌이 펼쳐지자 해경 지시에 따라 실습선에서 탈출한 학생 5명이 옮겨탔다.

이와 함께 1003함은 불길을 잡기 위해 소화포를 쐈으며, 다른 고속단정도 몇 몇 학생들을 태운 뒤 원격응급의료시스템이 설치된 306함으로 출발했다.

이인애(19·여·포항과학기술고 3년) 학생은 "항해를 하면서 안전훈련을 받으니 느낌이 새롭다"면서 "실제로 화재 상황을 맞았을 때 오늘 훈련에서 배운 것을 더듬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해낼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밝게 웃었다.

해맞이호에서 훈련을 지휘한 포항해경 경비구난과 오봉근 계장은 "이 학생들은 해양인으로 실제 선박에 탑승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훈련을 기억해 향후 선박 활동에 적용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육상은 포항시 주관으로 북구 환여동 주택가에서 여름철 집중호우 및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 발생 상황을 가상한 주민대피훈련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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