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지자체, 교부금 삭감 우려…사실상 ‘서민증세’ 논란

재정이 열악한 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의 국비삭감 압박으로 줄줄이 주민세를 인상하고 있어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일선 지자체들은 주민세 인상으로 인한 세수 증대 효과가 크지 않지만 국비 교부금을 삭감당하지 않기 위해 '인상'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 주민세를 1만~2만원까지 인상하기 위해 발의된 지방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다.

'서민증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회에서 표류 중인 상태다.

지자체들은 오는 8월 주민세 부과를 앞두고 조례를 바꿔 세금을 인상하고 있다.

상주시는 현행 주민세 동지역 4천950원(교육세 450원 포함), 면지역 3천300원(교육세 300원 포함) 1년 총수입 1억 4천여만원으로 읍·면·동지역 모두 1만원 인상 계획이다.

인상추진 계획은 현재 입법예고했고 이달 공고 후 6월 의회 상정 계획이며 통과되면 8월부터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세 인상 이유는 정부 방침이고 이를 불이행시 정부로부터 특별교부세 6억3천여만원을 못받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경시도 주민세를 현행 면지역 3천원, 동지역 4천500원을 모두 1만원으로 인상해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고령군도 공공요금이 잇따라 올라 서민 가계에 부담이 우려된다.

고령군은 현재 세대별로 3천원인 주민세를 1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군은 올해 주민세를 부과하는 8월 이전까지 고령군의회 동의와 입법예고를 거쳐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민세는 지방세법에 따라 1만원 이내에서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징수하게 돼있다.

군에 따르면 현재 주민세 부과금액은 4천500만원이며, 1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1억4천900만원이 부과되면서 당초보다 1억400만원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앞서 군은 대구~고령 간 농어촌버스 요금에 대해서도 지난 3월 1일부터 성인은 1천700원에서 2천200원(29%), 중·고생은 1천300원에서 1천600원(23%), 초등생은 800원에서 1천원(25%)으로 평균 26% 인상했다.

여기에다 지난 3월에는 대가야읍과 다산면 지역 하수도 사용료 현실화율을 기존 23%에서 28%로 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가구당 월 20t사용료가 현재 4천원에서 4천800원으로 인상됐다.

영천시는 현재 읍·면 3천원, 동지역 4천500원으로 일괄 1만원으로 인상해 8월부터 부과할 계획이다.

군위군은 주민세 기존의 3천원에서 1만원으로, 군의군의회의 승인이 난 상태로 개정이 완료돼 오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주민세 부과금액이 3천300만원에서 1억1천만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의성군도 주민세를 3천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추진에 대한 입법예고 중이며, 부과금액이 7천500만원에서 300% 이상 늘어난 2억5천만원으로 잡고 있다.

예천군과 청송군, 울릉군, 칠곡군도 3천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안동시도 인상을 검토중이다.

경북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민세 인상은 지난 15년간 인상되지 않아 현실화한 것이지만 서민들의 가계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며 "정부의 방침대로 시행하면 특별교부세 등 국비를 확보할 수 있어 지역재정 확충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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