衆惡之 必察焉 증오지 필찰언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많은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많은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과연 공자다운 말씀이다. 소문이라는 게 있고 여론이라는 게 있다. 사람들은 소문을 잘 믿고 여론을 잘 따른다. 여러 명이 같은 이야기를 하면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운 사람이라면, 세류世流와 중론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건전한 판단력으로 사리를 판단하여야 한다. 여러 사람의 말이라고 다 옳은 것이 아니다. 수천 명, 수만 명, 아니 수억 명이 틀릴 수도 있다. 코페르니쿠스 이전 그 누가 지동설을 인정했겠는가? 갈릴레이의 시대에도 '지구가 돌지 않는다'는 말이 정답이었다. 증삼은 출천대효이며 성인의 반열에 올랐던 인물이다. 증삼의 어머니는 그 증삼이 살인했다는 말을 듣고서, 처음에는 믿지 않다가 세 번 듣고는 베틀에서 뛰어내렸다 한다. 물론 동명이인이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졌지만.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대사회는 대중문화시대라서 더욱 언어의 영향이 크다. 우리는 말, 말, 말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언론이 전하는 뉴스도 다 믿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무엇을 좋다 하여도 자세히 살펴보고 과연 그게 사실일 것으로 판단되면 그것을 믿고, 많은 사람이 누군가를 나쁘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눈과 지혜로 자세히 살펴보아 과연 사실이라면 비로소 그 사람이 나쁘구나 생각하라는 말은, 현대에 더욱 어울리는 격언이다. 선입견 없는 주체적이고도 객관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잘 나타냈다 하겠다.

<위령공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많은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衆惡之 必察焉

중오지 필찰언



二. 많은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衆好之 必察焉

중호지 필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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