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以以爲直者 오알이위직자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앞장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공자는 앞서와 같이 답한 다음, "그런데 사야, 너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고 제자인 자공의 의견을 물어본다. 사賜는 자공의 이름이다. 자공의 이름은 단목사인데, 이 또한 제자를 배려하는 모습이다. 그러자 자공은 지체 없이 "요행으로 맞춘 것을 가지고 아는 척하는 자를 미워하고 불손한 것을 가지고 용맹스럽다고 자랑하는 자를 미워하며 남을 흠을 잘 들추어내는 걸 정직하다 여기는 사람을 미워합니다"라고 대답한다. 과연 그 스승에 그 제자라 할 만한 탁월한 담론이라 하겠다.

천하의 공자 앞에서 답이 술술 나오는 것은, 자공이 평소 인간의 심리와 덕성에 대하여 깊은 연구를 했다는 증거이다. 자공의 네 가지 미워하는 행위는 모두 그럴 듯하지만 전혀 아닌, 위선적이고 독선적인 행위들이다. 어쩌다 요행으로 몇 개 맞춘 것을 가지고 자기가 무슨 지자(知者)이며 현자(賢者)인양 우쭐대는 행위는, 참으로 같잖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예의를 무시하고 불손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 부류의 많은 사람이 자신을 용감한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용감한 행동과 불손한 행동은 엄연히 다르다. 스승께 버릇없이 질문하는 학생, 어른께 함부로 말하는 젊은이, 이들은 스스로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의 단점을 들춰내는 걸 일삼으면서 스스로 정직하다고 자족하는 사람은 또 어떤 심리일까? 모두 잘난 체하는 가운데 위선이 있고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악이 숨어있다. 그런데도 이들을 말로는 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군자가 미워하는 것이다. <양화편>



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賜也 사(자공)야,

一. 너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

亦有惡乎

역유오호



二. (어쩌다) 맞춘 것을 가지고 아는 것으로 자랑하는 자를 미워하고

惡惡以爲知者

오요이위지자



三. 불손한 것을 용맹스럽다고 여기는 자를 미워하며

惡不孫以爲勇者

오불손이위용자



四. 남의 흠을 들추어내는 걸 정직하다고 여기는 사람을 미워합니다.

惡惡以爲直者

오알이위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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