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로 적막한 경주 관광객 다시 돌아오도록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수립해야

▲ 황기환 동해안권 본부장
전국적으로 확산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관광도시 경주도 어김없이 휩쓸리면서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다행히 지난 주말부터 메르스의 기세가 한 풀 꺾였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지만, 한 달째 이어지는 메르스 여파로 입은 시민들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메르스 청정지역 위상 및 관광경기 회복과 같은 시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실행해야 할 때다.

경주는 시 전역이 노천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다.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역사유적지구, 양동마을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찬란한 문화유적과 최고를 자랑하는 관광 인프라로 해마다 1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어졌다.

늘 북적이던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서 관광도시 경주가 적막감에 빠졌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음식, 숙박, 운수업 등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시민들도 메르스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상인들의 피해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평택에서 메르스 환자 2명이 동국대경주병원으로 이송 격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지난 12일 고교교사의 메르스 양성 판정으로 경주에서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피해는 더욱 심해 졌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와 감염자, 격리자가 갈수록 늘어나자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집밖 출입마저 꺼렸다.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축제, 공연 행사가 무더기로 연기 되거나 취소돼 북적이던 거리도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경주 대표 관광지인 불국사 숙박단지 30여 업소의 6월 예약 단체손님 5천여 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보문관광단지도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이후 예약취소 사태가 잇따르면서 아름다운 보문호가 쓸쓸할 정도로 한산했다.

경주의 여행사와 숙박업계 예약 취소율이 각각 80%와 60%에 이르는데다, KTX신경주역 이용 승객도 지난달 보다 40%나 감소했다.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지난해 세월호 사태에 이어 메르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삶의 의욕마저 잃어 가고 있다.

이제 한숨과 눈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할 때다. 언제까지 위축돼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메르스 확진환자 가운데 2명은 이미 퇴원했고 1명도 곧 퇴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메르스 상황도 안정 분위기에 진입하고 있다.

전통시장 이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 머뭇거림 없이 실천해야 한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기되거나 취소된 각종 행사를 다시 시작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

공포감으로 잔뜩 움츠러든 시민들의 마음을 풀기 위한 경주지역 각급 기관단체장들의 담화문 발표도 생각해 봄직하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경주에 관광객들이 돌아와 시민들의 생활이 전처럼 활기가 넘치도록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머무르고 싶은 도시! 돌아오고 싶은 경주!'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메르스 후유증으로부터 하루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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