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知命 無以爲君子 부지명 무이위군자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명(命)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禮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논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잠언이다. 먼저 군자는 자기가 부여받은 천명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운명이나 숙명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으나, 주어진 운명보다는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여야 할 일이라는 의미의 천명으로 새기는 편이 인간의 도리와 사명을 강조하는 논어 전체의 취지에 맞다고 생각한다.

공자 자신도 50세가 되어 천명을 알게 되었다고 술회하였듯이, 모든 인간에겐 타고난 소질과 역량이 있으며 그 시대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있다. 천명이란 알기 어렵지만, 적어도 덕을 갖추고 바른 일을 하는 군자라면 자신이 이 세상에서 하고 갈 일을 알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다음, 세상에 자립하여 책임 있게 행세하려면 무엇보다 예를 알아야 한다. 예는 옷을 어떻게 입으며 모자는 어떻게 쓰며 대답은 어떻게 하며 식사는 어떻게 하고 술은 어떻게 마시며 회의는 어떻게 하며 손님은 어떻게 맞으며 손님이 될 때는 어떻게 행동하며 축하는 어떻게 하며 제사는 어떻게 지내는가 하는 등에 관한 사회적 합의사항이다. 이를 잘 알아야 훌륭한 사회인이 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그리고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말을 경청하되 말하는 태도와 내용, 발성을 관찰하면 그 말의 동기와 수준과 은연 중에 마음씨가 드러나며 따라서 그 사람됨도 드러나는 것이다. <요왈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부지명 무이위군자야



二.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不知禮 無以立也

부지례 무이입야



三.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不知言 無以知人也

부지언 무이지인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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