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손님 다시찾아 희망의 꽃 피워…장보기 행사 등 5일장 지키기 안간힘

▲ 메르스 공포가 서서히 물러가는 기계장에서 한 상인이 생선을 팔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 발생으로 '휴장'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기계장이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1일과 6일마다 열리는 오일장 전통을 꾸준하게 지켜왔던 기계장은 지난달 16일 문을 닫았다.

지난달 21일도 휴장을 결정했지만 메르스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날은 문을 열었다.

메르스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계장을 지난달 26일과 1일 두차례 찾았다.

26일 아침, 전날밤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아 기계장은 한산하다 못해 스산하기까지 했다.

열무·깻잎·참나물 등을 펼쳐놓은 채 장터 내 노점상들이 얘기 중이었다.

최해순(71) 할머니가 "자가용으로 다들 포항가고, 경주가니까 메르스 이전에도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았어"라고 말하자 다른 할머니가 맞장구를 치면서도 한편으론 메르스를 걱정했다.

"메르스 발생 전에는 간간히 사람이라도 왔지만 지금은 발길이 끊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0여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진한 씨는 "이제 슬슬 나아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장터 안쪽, 해산물이 놓인 어딘가에서 "메르슨지 매래친지 때문에 죽겠다"는 농담도 들려왔다.

1일 다시 찾은 기계장은 지난달 26일보다 확연히 생기가 돌았다.

면내를 관통하는 기계로는 사람과 차량이 수시로 뒤엉키며 요란한 풍경을 연출했다.

지난번 기계장을 찾았을 때 이불·신발 등 보이지 않던 물품과 상인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지나가는 장날 행인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 있었다.

47년째 생선을 팔아왔다는 최필순(73)씨는 "하루 장세 1천500원이 부담스러운 때"라며 씁쓸히 웃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기계면사무소 서상일 면장과 30여명의 직원들은 지난달 26일과 1일 두 차례에 걸쳐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장보기와 가두 캠페인을 가졌다.

기계지역 자생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도 기계장에서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펼치는 등 메르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기계면에서 메르스 확진자 발생 이후 기계장은 세 번 열렸다.

여느 전통시장이 그렇듯 붐비고 넘치던 옛 시절과 비교할 수 없지만 적어도 기계면을 짓누르던 메르스 공포는 서서히 물러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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