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발생률 전세계 3위 한국 서구적 식습관·노인층 증가 원인 조기 발견 시 생존률 최고 90%

▲ 김병년 상쾌한 항구병원장

국가암정보센터 및 통계청에 의하면 2012년 우리나라는 약 22만명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약 7만4천여명이 암으로 사망해 전체 사망자 중 약 28%가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2012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으며, 다음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의 순으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에서 대장암은 남자에서는 위암에 이어 두 번째, 여자에게서는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암의 발생률은 감소하면서 대장암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RAC) 조사에 의하면 2012년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생률은 전세계 184개 나라 중에서 3위를,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서구적인 식습관의 변화와 대장암의 발생 가능성이 큰 노인층이 크게 늘어난데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구적인 식습관의 변화로는 먼저 과다한 육류 섭취와 고지방식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외 대장암의 원인으로는 식이섬유가 적은 식품의 섭취, 과도한 음주, 흡연, 비만, 운동 부족, 만성 염증성 장질환, 유전적 소인, 가족력 등이 있습니다.

대장암은 초기에 대개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대장암이 진행하면서 암이 발생한 부위 별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우측 대장암은 장폐색은 드물게 나타나나 종양으로부터 출혈이 장시간 지속되면서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종양이 더욱 커지게 되면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 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좌측 대장암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장의 내강이 좁아서 장폐색 증상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복부 팽만감이나 변비, 가스 배출의 곤란을 격게 되기도 합니다. 한편 직장암의 경우에는 종양이 항문 가까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종양으로부터의 출혈로 인해 혈변이 더 흔하게 발견되며, 배변시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배변후에도 변이 남아 있는 듯한 무지근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간혹 항문 출혈을 치핵으로 착각해 진찰을 늦게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대장암에 대한 선별검사로는 직장수지검사, 대변잠혈검사, 대장조영술 등이 있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 전체를 직접 관찰하고 의심되는 병변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해 확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장암의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라로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장암 치료 방법의 눈부신 발전으로 1기 대장암의 경우에는 5년 생존률이 대략 90% 이상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2기 대장암의 경우에도 약 70% 정도의 완치율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 4기 대장암의 경우도 전이 병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해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는 연구들도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장암의 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빨리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대장암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아쉽게도 그러한 방법은 현재 없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