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가격·수량 속여 비자금 10억원 조성 정황 포착…동화사 "종단 차원의 고강도 감사로 진실 규명할 것"

▲ 동화사 말사인 남지장사 수목장이 불·탈법 운영 논란에 이어 수익금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 말사인 '남지장사'가 불법 수목장 운영에 이어 거액의 수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대구시 최초로 수목장 허가를 획득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남지장사수목장(대표 원범스님)'은 당시 각운 스님(현 대견사 주지)이 주민 반발은 물론 불법 수목장 운영, 산림훼손 등 각종 불·탈법 행위에도 불구하고 달성군으로부터 수목장 허가를 받아 논란을 빚었던 사찰이다.

이처럼 달성군의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남지장사가 수목장을 운영하며 지난 3년간 종단과 교구 본사(동화사)를 속이고 10억여원(추정)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지장사가 최근 종단에 제출한 지난해(2014년) 수목장 결산보고에는 2014년 4월1일~2015년 3월31일까지 1년 동안 월 1수~6수 등 총 39수를 분양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 지난 2012년 4월10일 종단에서 승인된 남지장사수목장 승인서에 분양대금은 소나무 200만원, 잡목 150만원으로 분양 1수당 20만원(초기투자비용을 제외한 순수익금의 20%)을 승려복지기금으로 종단에 납입하는 것으로 돼 있어 1년치 780만원을 납입했다.

하지만 본지가 확보한 자료(계약서)에 따르면 이 기간(1년) 남지장사측이 분양한 수목은 145수를 넘었고 올해 1~2월 두달 기간에만 35수를 분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찰측은 수목 1수당 분양금액을 동일하게 200만원이라고 계산했지만 '남지장사 수목장매출세부내역'에는 수목의 종류(황금측백, 주목, 소나무)에 따라 최소 200만원에서 1천만원(평균 400만원)까지 대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4월1일~올해 3월31일까지 1년 동안 최소 100여수의 수목 분양(4~5억원 추정)을 누락시키고 종단에 허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지장사측은 또, 수목장 허가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약 3년간 허가구역 내에 300여 수가 훨씬 넘는 수목을 분양해 최소 10억원 이상의 수익금을 몰래 챙겼으면서도 종단에는 허위(실제 분양의 10%)로 작성한 결산 및 운영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마저도 2012년 1월~2014년 3월까지 2년 동안의 분양 현황(200수 가량)은 보고 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매년 100여 수 이상의 수목을 분양하며 3년간 10억~15억원 가량의 대금을 챙긴 남지장사는 정작 종단에는 780만원을 납부한 것이 전부며 법인의 동업자 간에도 사찰이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고 엄살을 피워 온 것이다.

인근 주민들과 제보자에 따르면 '남지장사수목장'은 외형상으로는 (주)참길 이라는 법인이 위탁운영을 해 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찰측(주지)이 총괄 운영을 해 왔다.

따라서 마을버스지원비, 남지장사 운영비, 영업수당(유골함 업자) 등을 제외하더라도 지난 3년간 7억~10억원 가량의 자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철저한 진상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본사인 동화사 관계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종단 차원의 (남지장사)감사를 통해 사실을 규명하겠다"며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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